"어딜 갔다 이제 들어오지?"
"...녹턴."
침실로 들어서자 형형한 두 눈이 월헬미나를 노려보았다. 컴컴한 방안에 두 눈만이 촛대를 밝힌 것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늦은 시간도 아니건만 애석하게도 겨울 밤은 이르게 찾아왔다. 겨우 그의 이름을 부른 월헬미나는 문가에 멈춰 서고 말았다. 발이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녹턴의 눈빛은 맹수 같았다. 월헬미나가 걸음 한 번말 잘못 디디면 그대로 목덜미를 물어 뜯을 것만 같았다.
월헬머니가 숨을 고르며 침을 삼켰다. 목이 파인 드레스를 입은 탓에 흰 살결이 고스란히 보였다. 녹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말했잖아. 함부로 나다니지 말라고. 왜, 나 몰래 다른 남자라도 만나나 보지?"
"그런 거 아니야! 아니라고 했잖....커헉!"
"그걸 판단하는 건 네가 아니라, 나라는 걸. 왜 번번히 잊어버리는 거야, 월헬미나."
녹턴의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가는 목덜미를 쥔 손등에 핏줄이 솟았다. 월헬미나가 고개를 저으며 벗어나려 발버둥을 쳤지만 녹턴은 쉬이 놔주질 않았다.
"후, 후작님! 이러다 마님께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시녀가 보다못해 나섰지만, 녹턴이 휘두른 팔에 소리도 못지르고 그대로 혼절했다. 월헬미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실핏줄이 터진 눈을 바라보며 녹턴이 속삭였다.
"월헬미나. 착각하지 마. 네가 어떤 수를 써도, 나를 벗어나진 못할 테니까."
월헬미나는 정신이 아득히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내일이면 발가벗긴 채로 유린당한 채 침대 위에서 깨어나겠지...자신은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걸까? 녹턴의 오해가 풀리기는 할까? 말을 꺼내기만 해도 트라우마가 눌려 발작하는 녹턴에게, 자신이 도대체 어떻게 오해를 풀 수 있단 말인가. 그저 감내하려고 했지만, 월헬미나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도망치고 싶다. 이 남자에게서.
월헬미나는 생각했다.
어디서부터 그와의 관계가 잘못되었는지.
흐려져가는 월헬미나의 사파이어처럼 푸른 눈을 녹턴은 집요하게 응시했다. 마침내 그녀가 정신을 잃자, 녹턴은 그녀를 품에 안았다.
"도망칠 수 없어. 월헬미나. 너는 영원히 나의 아내일 테니까."
*계약결혼/후회남/집착남주/절륜남주/15세이용가/도망여주/능력녀/오해, 착각/후회남/고수위
*미계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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