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뭘 잘못했냐고.”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드레스 끝자락을 잡으며 카일이 물었다.
“그만해주겠다고. 네가 바라던 거 아닌가?”
“누가. 누가 바라던 거라고?”
“카일 네가 그렇게 원했던 거잖아. 내가 네 눈앞에서 사라지는 거. 축하해 소원을 이뤘네.”
입가를 비뚜름히 올리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적잖이 당황한 듯 보이는 그의 얼굴이 눈동자에 비쳤다.
“아니야..”
“응? 방금 뭐라고 했니?”
카일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그저 우스웠다. 나를 그렇게 잔혹하게 죽여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는 매달린다고? 정말이지 웃음이 나왔다.
“떠나지 마. 내 곁에 언제나 있어줘.”
표지:Image by Lubos Houska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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