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를 시기 질투해 살인 미수까지 저지르는 악녀에 빙의했다.
여주를 죽이는 데 실패하고 비참한 데드엔딩을 맞이할 운명의.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난 이미 피 묻은 칼을 든 채였다.
칼에 찔려 쓰러진 여주인공이 내 미래를 말해주고 있었다.
‘망할 세상아……!’
왜 하필 아멜리타가 사고를 친 시점으로 빙의한 거냐고?
살고 싶었던 나는 남주들이 들이닥치기 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런데.
<신탁 속 성녀, 페리도트 사망. 인류의 운명은?>
“죽었…… 다고?”
얼마 후, 여주인공이 죽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세상에 악녀의 칼에 맞아 죽는 여주가 대체 어디있어?
이 소설, 여주가 세계를 구하는 내용이라고!
* * *
살기 위해 범행을 숨기고 주인공 대신 세계 멸망을 막기로 결심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원작의 남주들과도 엮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보내주기 싫어졌어. 황태자비가 돼, 공녀.”
나를 경멸하던 원작과 달리 내게 청혼해오는 황태자와,
“당신이 내게 뭘 바라시는 지 알아요. 기꺼이 놀아나 드리겠지만… 날 버리는 건 절대 용서 안 해.”
키워주고, 입혀주며 완벽하게 길들인 줄 알았더니 사냥감을 보듯 눈을 번뜩이는 미래의 교황.
“싫습니다. 당신이 다른 남자와 있는 게.”
흑화를 막으려 했을 뿐인데 뭔가 단단히 오해한 듯한 원작의 미친 마탑주까지…?
원작에서 아멜리타를 잔혹하게 죽인 남주들의 상태가 어째 심상치 않다.
아, 이거 설마 다른 빙의물처럼 빙의자가 여주를 대신하는 클리셰……
“죄인 아멜리타 바하이트를 체포하라!”
……겠냐?
젠장, 나 좀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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