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시묘살이를 하던 서방이 그만 급사를 하고 말았다.
시아버지의 시묘살이가 끝나기 한 달 전이었다.
남은 시아버지의 시묘살이와 서방의 시묘살이를 위해 장씨 부인이 산 위에 올랐다.
말이 좋아 효부요, 열녀라는 소리를 듣는 장씨 부인이었지만 그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시아버지라는 인간은 입만 열면 장씨 부인의 친정 가문과 그녀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시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제 한시름 놓았다 생각했더니 서방이라는 인간이 저를 냉대하고 무시하며 밖으로만 돌고, 기생들만 끼고 살면서 장씨 부인의 속을 긁었다.
시묘살이 중 급사라고는 하지만 실은 낮에는 시묘살이를 하는 척, 밤에는 산을 내려와 기생들 고쟁이 속을 들락거리다가 새벽에 다시 산으로 올라가던 중에 갑자기 쓰러져 죽은 것이다.
죽어도 참 더럽게 죽었지만 세간에는 시묘살이를 하다가 죽은 효자로 소문이 났다.
생전의 시아버지와 서방을 생각하면 시묘살이 같은 건 죽어도 하고 싶지 않지만 시어머니를 봐서 어쩔 수 없이 산 위에 올랐다.
시어머니는 장씨 부인이 의지하고 좋아하는 유일한 시댁 식구였다.
이제 돌아가려야 돌아갈 친정도 없다.
죽으나 사나 시댁 귀신이 되어야 하는데 시묘살이를 위해 산에 오른 첫날, 시아버지와 서방의 묘 옆에 지어진 움막 안에서 잠을 청하던 장씨 부인은 움막 안으로 들어선 괴한과 맞닥뜨린다.
소리를 지를까?
아니, 소리를 질러 봤자 이 산중에 누가 듣고 오겠는가.
그러면 도망을 칠까?
제 발로 도망을 쳐 봤자 사내를 당하겠는가.
그러면 어찌해야 할까.
에라 모르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산신령이 저를 위해 사내를 보내 준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즐기자는 결론을 내린 장씨 부인.
그런데 이 사내, 어찌 이리 힘도 좋고 크고 황소 같은지.
폭풍 같았던 하룻밤이 지나고 장씨 부인은 다시 밤을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밤이 내리고 그녀의 움막으로 들어선 사내는 어젯밤의 그 사내가 아니었다.
그러나 사내가 달라졌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산에 산다는 도깨비들이 저를 놀리는 것만 같다.
그래. 도깨비와 놀아나면 후환도 없지 않을까?
이렇게 된 이상 시묘살이 삼 년, 도깨비들과 마음껏 놀아나리라.
*본 작품에는 호불호가 강한 소재가 등장합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