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우리 그만 헤어지자.
가끔 나는 너에게 무슨 존재인가 생각하곤 했었다.
이 사랑은 처음부터 철저히 나 혼자 하는 사랑이었기에
내가 널 더 사랑하면 될 거라는 착각을 했었다.
그만큼 나는 어렸고 어리석었었다.
“우리 지금까지 잘 지내 왔잖아.”
“너는 그럴지 몰라도 나는 이제 지쳤어.”
“후회 안 해?”
지나치게 오만한 말이지만 나는 그저 쓴웃음만 지었다.
후회 안 할 자신이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제 온전히 너에게만 매달리는
내가 아닌 김하연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었다.
나는 그렇게 너를 떠났다.
헤어지자는 너를 붙잡지 않았다.
그때 이미 헛된 자만이 내 안에 독처럼 퍼졌고,
너는 다시 내게 돌아올 줄 알았다.
“진심이었어?”
“진심이었어.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찾아오지 마.”
하지만 그것이 헛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땐,
이미 넌 떠나간 뒤였다.
너와 헤어지던 그 날은 지독히도 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