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물 속 민폐 악역에 빙의했다.
여주 질투하고, 남주들한테 매달리고. 징징거리고. 다른 사람 방패로 떠밀고 나만 살아남고.
“왜 나한테만 그래!”
그런 주제에 잘못 인정 안 하고 진상짓 거하게 하다 죽는 짜증유발자 공녀 역할이다.
‘됐고, 그럼 현실의 난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출근 안 해서 잘리는 건 아니겠지?’
문제는 내가 이 와중에도 출근 걱정부터 하는 한국 직장인이라는 사실.
이게 실제인지도 모르겠고. 어제 야근해서 기력도 없고.
대충 원작 흐름 따라서 묻어가려고 했는데.
“뭐하는 거야! 죽여! 얼른!”
“모, 못하겠어!”
“아오! 내놔! 내가 한다!”
이 자식들 하는 짓이 너무 답답해서 좀 참견했더니.
“저더러 조사단에 참여하라고요?”
“그렇습니다.”
“죄송하지만, 전하. 그건 제 업무가 아닌데요.”
날 무시하던 주변 사람들이 갑자기 나한테 일을 주더니.
* * *
“공녀, 혹시 마음에 둔 남자가 있습니까?”
“있으면요?”
“좀비로 만들 겁니다.”
“네?”
“쉬울 겁니다. 사고로 가장하면 될 테니까.”
“저기요. 그쪽 황태자시잖아요.”
악녀와의 약혼을 극구 거부하던 황태자는 정중한 또라이가 되고.
“공녀. 이건 비밀인데요.”
“비밀이면 저한테 말하지 마세요.”
“제가 저 놈들 다 죽일 거예요.”
“네? 왜요!”
“공녀 마음을 아프게 했으니까.”
“저 하나도 안 아픈… 야! 어디 가!”
“하하하! 다 죽일 거야!”
어릴 때 악녀를 찼던 남부대공은 대놓고 또라이가 된다.
여주를 싸고 돌아야 할 놈들이 죄다 나한테 와서 난리다. 그것도 하 루 종 일……
충 격!
악녀로 빙의했는데.
퇴근이 없음.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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