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저에게 왜 이런 재능을 주셨나요!다소 유약하고 어리바리하며 구석구석 빈틈 많은 청년 운몽. 꿈이 뭐냐고 질문하는 세상에 서울대 로스쿨이라는 간판으로 화답하며 물밑으로는 연극의 꿈을 키워왔다. 주린 배를 붙잡고 글을 쓰고 연출을 배우고 무대를 기획하며 청춘을 불살랐으나 돌아온 건 배반의 장미. 연극 선배 우찬희의 사기 행각으로 무일푼 백수로 전락했다. 먹튀 우찬희를 쫓던 비오는 밤, 차라리 남이면 좋았을 넷째 누나 재영과 운명적인 조우를 하고야 말았으니 운몽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그렇게 찍혀버렸다. 바로, 초록대문집!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메뚜기떼 습격 당한 가을 들판이나 다름없는 초록대문집의 주인이자 재영의 절친인 강서는 운몽에게 동거인의 자격을 부여하고. 얼결에 넙죽 받은 운몽에게 새날이 열렸다. 어려서부터 기깔나게 스마트했던, 대대손손 아들이 귀했던 구가네 종손 운몽에게 ‘주부’란 다음 세상에서나 취미 삼아 해볼 법한 장르였는데. 육아와 살림 지옥에서 허덕이는 모친과 누나들을 곁눈질로 본 게 다일 뿐, ‘주부’와는 어떠한 접점도 없는 삶이었는데. 뜻밖에도 ‘주부의 재능’을 발견한 운몽.청년 주부의 탄생그것은 신세계였다. 아들 지상주의 모친과 착한 세 누님들 덕분에 곱게 자라느라 접해보지 못했던 노동을 감격을 맛보게 된 운몽! 몸은 비록 고될지언정 손길 한 번 스친 후에는 확연히 달라지는 집안 살림들과 맛난 요리들에 뿌듯함과 보람이란 것이 물밀듯이 몰려왔고, 단조로운 노동이 주는 담백한 재미는 고달픈 만사를 잊게 해줬다. 아무리 해도 티 안 나는데 안 하면 티 나는 게 집안일이라지만 고수들의 살림 꿀팁은 어쩜 그리도 창의적이고 다채로운지 밤을 꼬박 새워 몰입하기도 했다. 운몽은 그렇게, 절대 할 일 없을 거라 생각했던 ‘주부 9단’이라는 지점에 도달해버렸다.그리고 얼마 후, 바쁜 엄마 강서 대신 조모의 돌봄을 받던 연우는 조모께서 황혼의 독박 육아로 관절이 으스러진 관계로 초록대문집에 오게 된다. 연우의 등장으로 살림과 내조와 육아의 삼합을 이룬 완전체 청년 주부가 탄생한다. 운몽은 카오스이던 초록대문집을 사람 살 만한 집구석으로 환골탈태시킴은 물론, 꼬마 연우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삼촌으로, 헤드헌터인 강서와 드라마 제작사 피디인 재영의 바깥 활동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조까지 완벽히 해내는 수고로움을 마다치 않았다.서른의 성장통과도한 노동의 늪에 빠져 우울감에 젖어들 때면 ‘나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내 인생의 무대는 여기가 아닌데!...’ 현타가 오고, 누나 친구 아닌,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강서 때문에 볼 빨간 사춘기처럼 설레기도 했다. 아들이 판검사가 되기만을 염원하고 계시는 모친이 떠오르는 밤이면 송구함에 잠 못 이루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주부 생활에 매진하며 연우 유치원 맘들과의 유대를 돈독히하고, 글쓰기 재능을 불태웠다. 그런 운몽의 소소한 일상에 파문이 인다. 응징하리라 벼르고 별러왔던 우찬희와의 만남, 그리고 베일에 싸여 있던 연우의 생부 이준석에 대한 진실.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웃픈 몸부림을 치느라 사춘기 때도 스킵했던 빡쎈 성장통을 겪는, 서른 살 운몽의 성장록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