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곧 죽어요. 그러니 저랑 결혼해 주세요.”
리브 후작가의 차녀, 비드로제는 오래전 아카데미의 동급생이었던 스피자인에게 그리 제안했다.
대신 그가 가장 원하는 것을, 결혼은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겠다고 했다.
'2년도 채 되지 않는 결혼 생활을 통해, 영원한 독신의 삶을.'
스피자인은 궁금했다.
“그럼 당신이 얻는 건 뭔데?”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말문이 막힌 적 없었던 그녀가.
그리고 이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가문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 지 알고 계시잖아요? 당신과 결혼하면 죽기 전까지 여태껏 누려보지 못한 사치를 누릴 수 있는데다….”
비드로제가 스피자인의 옷깃을 틀어쥐었다. 작은 손이라 그리 숨이 막히지도 않건만, 어째서인지 그는 그 손길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이렇게…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제국 제일의 남자도 가져보잖아요?”
생긋 웃는 그 금빛의 눈동자는… 무섭도록 공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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