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이 망했다. 가족도 전부 죽었다.
전부 이 남자─ 리네얀 때문이었다.
돌아온 그가 복수를 위해 사라체의 모든 것을 파멸시켰다.
사라체는 오로지 살려준다는 말 하나만 듣고 제 손으로 오빠를 죽였다. 무릎을 꿇고 리네얀의 구두를 핥았다. 그렇게 목숨을 부지해 살육을 업으로 삼는 단체에 들어갔다.
살인이 곧 실적인 테네브의 일원이 된 사라체는 죽지 않기 위해 죽여야만 했다.
온실 속 화초로 자란 사라체에겐 매일매일이 악몽 같은 나날이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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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네얀이 사라체의 뺨을 향해 손을 뻗었다. 사라체는 반사적으로 어깨를 움츠리며 그의 손을 피했다. 그러며 살인의 여파에 덜덜 떠는 척을 했다.
사라체는 지금의 생활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테네브 생활은 사라체에게 너무 잘 맞았다. 리네얀에게 고마움까지 생길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을 티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리네얀은 복수를 위해 그녀를 테네브에 처박아 둔 것이다. 사라체가 절망하긴커녕 살맛이 났다는 걸 눈치채면 아예 지하 감옥에 처박아 버릴지도 몰랐다. 사라체는 그것만은 절대 싫었다.
리네얀은 자신의 손을 피하고는 창백한 낯으로 달달 떠는 사라체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혼절할 것 같았다.
이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리네얀은 사라체의 모든 것을 태우고 죽인 장본인이었다. 고귀한 아가씨의 삶을 더러운 살수의 삶으로 뒤바꾼 악한이었다. 사라체는 마땅히 그를 끔찍하게 증오할 터였다.
“……뺨에, 피가 묻었어.”
결국 리네얀은 짧게 이른 후, 손을 거뒀다.
새삼 후회가 들었지만, 너무 늦은 감정이었다. 사라체와 그의 관계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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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다면 시녀 일로 바꿔주겠어. 말만 해.”
리네얀의 말에 사라체가 어색하게 눈동자를 데굴 굴렀다. 대체 왜 이런 제안을 하지? 그녀는 그냥 계속 사람 죽이는 일이나 하고 싶었다.
“이상한 속셈 없어. 말 그대로야. 당신이 하고 싶지 않다면 테네브는 나오게 해 주지.”
그럼 더 문제인데. 나 계속 이거 하고 싶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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