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성격 차가 성(性)적 차라던데.”
사랑은 없다. 아무리 대단한 사랑도 냉정한 현실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더라.
끔찍했던 결혼 생활의 여파로 무성애자가 되어 버린 래은은 입원을 불사하는 엄마의 강요에 맞선 자리에 끌려 나간다.
재혼할 생각도, 사람 만날 마음도 없음을 명확하게 밝히고 일어서는 길, 자리를 박차고 나간 맞선남 대신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가 불쑥 일어섰다. 감히 상상도 못할 말을 지껄이면서.
“그쪽도 성격 차로 이혼했습니까? 성격 차가 성(性)적 차라던데.”
난데없이 끼어들어 성희롱성 발언을 날리는 남자에게 하다못해 물이라도 끼얹어야 했지만 몸이 굳어 팔이 움직이질 않았다. 뭔 놈의 키가 이렇게나 큰지, 목덜미가 뻐근하도록 고개를 젖히고서야 겨우 눈에 들어온 얼굴이 래은의 말문을 틀어막았다.
아니,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가 있냐고. 웹툰 속 남주 실사판이잖아, 이건!
첫눈에 반한다는 말 따위 귓등으로 흘려버리던 게 무색하게 제어되질 않았다. 드넓은 호텔 커피숍이 밀실이라도 되는 듯 남자의 숨소리, 나른한 표정, 미세한 움직임 하나까지 속속들이 눈에 틀어박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손을 잡고 말았다. 정중하기 짝이 없는 악수의 형식을 빌려 손바닥을 교묘하게 훑어 내리는 손길에 잘만 쉬던 숨이 툭 잘려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