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마지막 순간 주마등처럼 떠올린 기억 덕분에 알게 되었다.
이곳이 실은 19금 피폐물 만화 속 세상이고, 내가 빙의자란 사실을 말이다.
여주를 중심으로 그려진 원작에서 나는 철저히 악녀로 나왔다.
그러나 나는 단 한 번도 악녀 다운 짓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악녀로 내몰린 채 죽어가는 순간까지도.
억울하단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더니 기회가 생겼다.
비참했던 첫 번째 생을 뒤로하고 시작된 두 번째 삶.
'이번에야 말로 악녀답게 살아주겠어!'
너희가 만든 악녀에게 어디 한 번 처절히 당해보라지.
그의 곁으로 간 나는 아주 작게 속삭였다.
"네가 나를 기만하고 있단 걸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재미있었니?"
지난 생에서부터 나를 농락해온 쓰레기 남주를 쓰레기 여주에게 버렸다.
그러자 남주와 여주가 내게 더 집착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 더러운 원작을 비틀어버리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원작에서도 대놓고 경고한 흑막과 손을 잡았다.
***
흑막의 도움을 받아 나를 양녀로 거둬 준 은인들에게 친딸을 찾아주었다.
진짜가 돌아온 자리에 가짜는 필요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떠나는 게 좋겠지. 이런 생각을 하기도 이내 공작가의 모두가 내게 더 집착하기 시작한다.
"너는 여전히 내 딸이다. 그러니 곁을 떠나지 말거라."
아버지와 어머니도 나를 말리고, 두 오라버니까지 눈이 돌아버렸다.
거기에 진짜 딸인 칼리아까지 내게 집착한다.
마치 친 자매를 대하듯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두 눈엔 애정이 가득했다.
아니, 넌 대체 왜 그러는데?
***
도움을 준 흑막에게 감사하단 의미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다가온 에이든이 내게 맞춰 자세를 낮췄다. 칠흑같은 머리카락이 내 머리통 위로 쏟아져내렸다.
뜨거운 호흡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자 그의 코와 부딪쳤다. 민망함에 한 걸음 뒤로 물러서려는 그때, 손을 뻗은 에이든이 내 허리를 붙잡았다.
"전에 네가 물었지? 좋아하냐고."
그런 말을 하긴 했다.
"모르겠다 답하셨잖아요."
"어.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야.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
조용히 돌아버린 그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직감했다.
어쩌면 전생보다 이번 생이 더 나를 미치게 할 지도 모르겠단 걸.
자비없고, 잔인하고, 손속 없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더니 플러팅에 능한 흑막일줄이야.
"피하지마. 도망치지도 말고. 돌아버릴지도 모르니까."
그의 붉은 눈이 내게 경고했다.
농담하는 거 아니라고.
그러니 절대 피하지도, 도망치지도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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