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찾아와. 돈은 얼마든지 주지.”
뭐시기 공작이 돈뭉치를 내던지며 말했다. 눈을 떠보니 아내가 가출했고 이러쿵저러쿵 여차저차 했다는 얘기다.
“계약 결혼하셨나요?”
“아니.”
“예전에 다른 짝사랑하던 여성이 있으셨나요?”
“전혀.”
“혹시 부인께서 임신하신 상태였던 건…?”
“그럴 리 없어.”
그럼 뭐지? 잠시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 그래, 그거!
“시한부! 공작부인께서 살날이 얼마 안 남았던 거죠?”
“어떻게 알았지?”
어쩌고 공작이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시한부 도망 여주. 오케이. 접수 완료.
“걱정 마세요.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이 정도면 손쉬운 사건이지.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며 싱긋 웃어 보였다.
아내, 약혼녀, 여친, 딸 등등 떠나간 여자를 찾고 싶은 남자들의 의뢰를 해결해주는 ‘웰프 흥신 사무소’.
오늘도 밀려드는 후회남들 덕에 절찬리에 영업 중이다.
* * *
“빵 먹을래?”
데이몬은 문간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곧은 콧날과 부드럽게 상기된 뺨. 아직 앳되어 보이지만 어쩐지 우수에 찬 눈동자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흑발이잖아!’
이 세계에서 흑발 미소년이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
이거 분명 뭐 있어.
빨리 먹이고 보내야지.
“살인만 아니라면.”
“응?”
“그것만 아니면 상관 없어요.”
“뭐, 뭐…? 무슨 소리야?”
“어떤 식으로 굴리셔도 괜찮아요.”
이 말도 안 되게 의미심장한 대사는 뭐야?
나 방금 ‘빵 먹을래?’ 라고 묻지 않았냐?
혹시 모르는 사이에 ‘살고 싶으면 내 명령에 따라’ 같은 대사라도 내뱉은 거냐고?
“저를 거둬주세요.”
어쩔 줄 몰라 어버버하고 있을 때, 데이몬이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왔다.
달빛과 창문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차가운 얼굴 위로 드리워졌다.
“제 쓸모를 증명해 보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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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남주(에피소드마다나옴) #도망여주(역시많음)
#똑똑한여주 #상태창 #계략남주 #집착남 #연하남
#옴니버스식 전개
#가벼운 탐정물(의외의 사실: 흥신소는 민간 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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