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에 독후감 썼던 인소 속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내가 죽던가, 원작 서브남주를 살리지 못하면 이 빌어먹을 고등학교 입학식 회귀를 반복해야 한다.
죽으려고 해도 마주친 적 없는 서브남주가 자꾸 나를 구한다. 어쩔 수 없지. 몹시 성가시지만, 나는 그의 죽음을 막기로 했다. 원작대로 흘러가도록 아주 은밀히.
그런데, 같은 반이 되어 남주들을 갱생시켜야 할 여주가 다른 반이 되어버렸다!
‘X됐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난 네 앞에서만 말할 수 있으니까.”
살려야 할 서브남주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고,
“우린 그냥 친구야?”
남주인공은 시답잖게 붙어오고,
“두고 봐. 너희 다 가만 안 둬!”
독후감엔 있지도 않은 악역은 뜬금없이 자꾸 시비를 건다.
아.
이거 내가 왜 한다고 했지.
*
“알바랑 공부 말고, 쉴 때 뭐 하는데.”
“…….”
유시온의 눈동자가 한 바퀴 회전했다. 대답은 조금 후에 나왔다.
[잘 모르겠어. 요샌 진아 네 생각밖에 안 해서.]
“내 생각 어떤 거.”
나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하긴. 갑자기 친한 척했으니 수상하게 여길 만도 하다. 유시온이 호구처럼 착해서 그냥 넘어간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무슨 속셈이냐고 따질 수도 있었다.
[좋은 거.]
그러나 수첩에 적힌 문장은 예상과는 달랐다. 내 어리둥절한 반응에도 유시온은 여전히 그린 듯한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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