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용사 일행의 뽀시래기 성직자인 나는 결국 흑화를 택했다.
무한회귀를 겪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내가 흑화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용사 일행이 아무래도 이상하다.
내가 마신의 힘을 저항없이 받아들이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용사가 겨우 입을 열었다.
“왜…?”
내가 할 말이었다.
왜?
빨리 나좀 쉬게 해줘.
~용사 일행이 나를 두고 퇴각한 뒤~
암흑가의 지배자인 도적이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며 속삭였다.
“너의 검이 되게 해줘.”
뭔 소리야, 대륙을 구해.
퇴각 후 한참 뒤, 엘프 왕의 서신이 도달했다.
[ 국교를 세웠다. 마신을 모시기로. ]
네? 엘프가 그걸 왜 모셔요.
제발 좀 정신 차리라고 시작한 정복전쟁에서 끝까지 저항하다 패배해 포로가 된 성자가 외쳤다.
“크흑, 성자인 나를 모욕해 그런 짓을 할 생각이지요! 파렴치한 마신의 종복!”
성자님이 어여쁘시긴 하지만 그럴 생각은 1도 없었습니다.
매번 마신성에 쳐들어와 나를 찌르지 못하고 퇴각하는 용사는 여전히 맑은 눈으로 외쳤다.
“이번에야말로 널 구해줄게! 트리샤!”
눈은 맑았지만 광인에 가까웠다.
제발.
나를 좀 쉬게 해줘.
그런데 여기에…
“사실 이 모든 건 너를 갖기 위해서였다.”
마신까지 이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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