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고 겨울방학동안 열심히 플레이했던 극악무도한 난이도의 육성게임, <황녀의 대부>에 빙의했다.
[Quest. 황제 엔딩을 보시오.]
황제의 하나뿐인 딸을 황태자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폭군 애아빠가 나에게 집착한다?!
이 손에 힘을 주어 그를 끌어 쥐고 싶었다. 추적 마법은 통하지 않으니 자신의 잇자국이 가득 난 발목에 쇠사슬을 걸어 자신의 침대에 묶어두고 싶었다. 동화 속 흑마법사가 그랬듯, 자신만 들어갈 수 있는 높디높은 탑에 가둬두고 자신만 보고 싶었다.
잠시 부드럽게 키이스의 목덜미를 쓰다듬던 칼리안이 손을 뗐다.
아니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은 안 될 일이다. 그가 겁을 집어먹지 않게. 영원히 그의 곁에 붙어 있을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병 안에 넣어서 보관해야지. 칼리안은 손을 뻗어 흰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추적 마법은 아직 문제없다.
여전히 색색거리는 소리를 내며 깊게 잠들어 있는 키이스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춘 칼리안이 눈을 사르르 접으며 웃었다.
루나는 신이 아니다.
그에게 빼앗긴 것을 저에게 돌려줄 이 남자.
그가 신이다.
키이스가 나의 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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