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이드가 사랑하는 에스퍼>라는 연애 시뮬레이션 속에 갇힌 지도 벌써 6개월째.
하지만 이 지긋지긋한 게임도, 제대로 미쳐버린 남주들과의 인연도 이제 끝이다!
곧 있으면 게임은 끝나고 나는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날 테니까.
그런데 그때, 그놈이 말했다.
“원아. 우리 내기할까?”
“갑자기 무슨….”
“내가 널 찾을 수 있는지 없는지. 나는 내가 널 찾을 수 있다에 내 모든 걸 걸게.”
재수 없을 정도로 화사하게 웃고 있는 놈이 얄미워 괜히 빈정대며 너는 절대 나를 찾을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절대 못 찾을 거라고? 그럼 너는 못 찾는다에 걸겠다는 거네.”
“…나한테 내 모든 걸 걸겠다는 소리가 듣고 싶은 거야?”
“아니. 너는 그럴 필요 없어. 대신 나한테 약속 하나만 하자.”
그놈은 애초에 내가 이길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는 듯 말했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줄게. 그러니까 네가 지면 넌 나만 가지는 거야.”
“뭐?”
“다른 새끼들한테 눈 돌리지 말고 나만.”
광기 어린 눈빛은 잠시 빛났다 사르르 접히는 부드러운 눈매에 금방 자취를 감췄다.
나는 그런 놈에게 어디 네 마음대로 해보라고 하고 게임에서 탈출했다.
***
미친 게임에서 탈출한지 일주일째. 하지만 탈출했음에도 여전히 게임 속에 갇혀있는 기분이다. 아마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놈의 목소리 때문이 아닐까.
내가 대체 왜 현실에서까지 그놈의 캐릭터들을 생각을 해야 하는 건지.
“아, 됐어. 게임 생각 그만하자, 그만!”
그런데 그때였다. 현실에선 들려와서 안 되는 목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온 것은.
“찾았다.”
애써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그때, 놈이 내 어깨에 얼굴을 비스듬히 기댔다. 그리곤 두 팔로 내 허리를 옭아매더니 나를 완전히 껴안았다.
“어떡하지, 원아. 내가 이겨버렸는데.”
나만 게임에서 탈출한 줄 알았더니, 남주들도 게임에서 탈출해 버린 것 같다.
나……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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