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아내가 아닌 정부였다.
*
가난한 고아 아가씨 조지아나는 왕궁 정원에서 다친 새를 주웠다가 무례한 신사에게 도둑으로 몰린다.
그는 약혼녀의 배신으로 루머에 휩싸인 왕자 아치볼드였고, 그녀는 그에게 정부가 되라는 오만한 제안을 받는데...
“평생 손에 물 묻힐 일은 세수밖에 없을 거고, 실크와 보석으로 칭칭 휘감아줄 거야. 난 씀씀이가 무척 후해.”
“절대로 싫어요!”
“…왜?”
불가사의한 현상을 관찰하는 듯한 눈.
그녀는 번개처럼 깨달았다. 이 인간, 거절당해본 적이 없구나.
“넌 내가 싫은 거야, 정부가 되기 싫은 거야?”
“…네?”
“대답 안 하면, 키스한다.”
아치볼드는 결국 그녀를 가둬두고 성욕을 해소하고, 정치에도 써먹을 심산으로 청혼한다.
“…왜, 웃으세, 요?”
“청혼하길 참 잘했다, 싶어서. 더 빨리할 걸 그랬나, 싶을 정도야.”
“흡….”
거세게 가르고 들어온 두툼하고 억센 혀가 입안을 진하게 맛보는 동안, 그녀는 간간이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면서 그의 셔츠 가슴팍을 쥐어뜯어댔다.
“…아, 안 돼, 요, 그마안….”
“난 야한 짓 하려고 결혼하는 거야.”
“…네? 농담하지 마세요.”
그는 웃었다.
제 손아귀에서 도망친 그녀를 찾아헤매며, 사무치게 후회할 밤이 오리라고는.
그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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