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충무에 사는 김순영 씨의 마지막 여름. 죽음을 향해 가는 일흔 살의 나이. 그녀에게도 잊지 못할 아픈 사랑이 있었다. 딸아이를 닮은, 그러나 전혀 다른 표정을 한 유진이 자동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유진아!” 나는 놀라 달려 나갔다. 그때는 어린아이였던 유진이가, 이제는 훌쩍 커 버려 어른이 된 유진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할머니!” 지윤이보다 한 뼘이나 키가 커서 보폭도 넓은 모양인지, 유진이가 냉큼 걸어와 내 품에 안겼다. 화려하고 고혹적인 향수 냄새, 힘과 젊음이 넘치는 아름답고 매끈한 몸. 나는 마치 꽃다발을 안은 것처럼, 한여름 산기슭에 황홀하게 피어난 여름 풀꽃을 끌어안은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아, 이 아이…. 이토록 젊고 생기발랄할 수가 있을까. 우리 모두가 가졌던 젊음이, 화염같이 우리를 불태우고 괴롭혔던 젊음이, 어느새 나를 떠나 그 애의 몸으로 들어간 것인가. “잘 지내셨어요?” 메마르고 쪼그라든 내 몸을 끌어안았던 유진이가 고개를 들어 나를 내려다보았다. 매끈하고 아름다운 얼굴로 청춘의 여신처럼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손을 내밀어 손녀의 얼굴을 쓰다듬어 보았다. 내 딸의 얼굴. 내 피와 살을 이어받은 내 딸아이의 얼굴이 거기 스며 있는 것만 같았다. “할머니,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래… 그래. 나도 보고 싶었다.” 날마다 매 순간마다 네 생각을 했지. 너와 네 엄마를. “그래, 네… 그 사람은…?” 나는 유진이의 어깨 너머로 주차를 마저 하고 있는 검은 차를 바라보았다. 저 안에 유진이의 신랑감이 타고 있는가. “할머니, 저 지금 진짜 떨려요.” 손녀는 화사하지만 조금은 긴장된 웃음을 지었다. “제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나도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네가 행복해 보여서 정말 기쁘구나.” 진심이었다. 이 아이가 행복했으면, 이 아이라도 행복했으면 바랄 것이 없었다. 포구를 향해 주차한 자동차의 시동이 꺼지고 달칵 소리가 나며 운전석의 문이 열렸다. 그와 동시에 쏟아지는 햇빛 속으로 키 큰 사내 하나가 내려섰다. 그리고 시간이 멈췄다. 아니, 내 숨이 멈췄나. 그는…. 그 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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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Blue
Mr.Blue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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