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소설의 형식으로 시를 읊은 작가, 이효석“(이효석) 씨의 작품을 관류하는 아름다운 詩 정신을 이해함이 없이는 무의미에 가까운 말밖에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씨는 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詩를 읊은 작가라고 나는 생각한다.”이효석의 친우이자 문인이었던 유진오(兪鎭午)는 「이효석론」에서 이와 같이 말한 바 있다. 그는 이효석의 세심한 문장들 속에서 ‘시(詩)’를 발견하고 감탄했다. 그의 소설에 깊이 파고든 감각적 묘사와 암시와 상징은, 산문 정신과 시 영혼의 진기한 융합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가제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왼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 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읽는 내내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그의 산문은 수많은 독자들이 우리 글과 정서의 아름다움에 매혹되게 만들었다. 인간의 근원적인 애욕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그토록 절제된 구성과 문장에 담아낸 작가가 고금을 통틀어 또 있을까. 「메밀꽃 필 무렵」의 독보적 경지를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 성취로 보는 것은 그런 이유다.이 책 『메밀꽃 필 무렵』에는 이효석 작품세계의 전반을 살필 수 있는 27편의 작품을 엄선했다. 초기작인 「도시와 유령」 「노령근해」 「돈(豚)」, 대표작으로 꼽히는 「분녀」 「들」 「메밀꽃 필 무렵」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 「향수」 등 18편의 단편을 발표된 연대순에 따라 수록했고, 수필 6편과 함께 등단하기 전에 쓴 콩트 3편도 발굴해 수록했다. 이효석이 생활에서 얻은 영감이 어떻게 문학 안에 반영되어 나타나는지, 이효석의 발상과 문장이 각각의 작품들 안에서 어떻게 무르익어 가는지 살펴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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