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10년간 짝사랑했던 정신과 전문의 최도혁의 ‘의도된 자각몽 치료’ 실험에 참여하게 된 후배 의사 정지원.
과거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피실험자가 되었지만, 첫 번째 자각몽 실험에서 최도혁과 진하게 섹스하는 꿈을 꾸고 난감해한다.
두 번째 실험 날. 도파민 수치를 최대로 올리는 욕구 충족 자각몽 실험을 하겠다며 최도혁은 잠들기 전에 포르노 영상을 틀어준다.
꿈에서 그와 열렬히 섹스하게 된 지원. 꿈에서 깬 뒤에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춰버리는데.
“나랑 했구나. 섹스를…. 그래, 나랑 했어.”
---------------------------------------------
“지원아? 정지원! 괜찮아?”
약간 놀란 듯한 낭랑한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나는 어릿어릿한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최도혁의 잘생긴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바로 손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당겼다. 흥분이 가시지 않아 뜨거운 숨결이 헉헉대며 쏟아져나왔다.
가까이 붙은 얼굴에 뺨을 비비다 입술을 눌렀다. 말캉하고 보드라운 입술을 머금고 빨다가 입속으로 혀를 쑥 집어넣었다. 살짝 굳은 듯한 혀가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것은 꿈이다.’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아직 꿈이 끝나지 않았다고, 지금 내가 입술을 비비는 사람 또한 꿈속에서 만난 최도혁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입안 깊숙이 찔러넣은 혀로 보드라운 점막을 헤집었다. 그러곤 혀에 혀를 치댔다. 잠시 멈춰있던 그의 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혀를 휘감고 격동적으로 입속에서 춤을 추었다. 그러다 혀를 깊숙이 빨아들였다.
얼얼하면서도 기분 좋은 느낌이 머리를 뜨겁게 하고, 몸을 움찔거리게 했다. 그가 역공으로 내 입속에 혀를 찔러넣자, 나는 정신없이 혀를 빨았다.
달큼한 맛이 감미롭게 혀를 달구고 목구멍에 넘어갔다. 몸이 뜨거워서 죽을 것 같았다. 그렇게 환상적인 절정을 맛보았는데도,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져 나가고 나자, 나는 반쯤 뜬 눈으로 최도혁을 쳐다보며 타액에 젖은 입술을 혀로 핥았다.
“으응. 선배, 다시 안아줘요.”
나지막이 중얼거린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지진이 일면서 동공이 마구 흔들렸다. 눈앞에 있는 최도혁의 표정이 꿈에서 봤던 것과 달랐다.
멍한 눈으로 나를 보는 남자의 얼굴이 지금 이 상황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얘기해주고 있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무슨 짓을 한 건지. 한순간에 머릿속이 창백해졌다.
그는 몹시 당황한 기색이었다. 관자놀이를 손으로 짚은 채 말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