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서양풍, 첫사랑, 비밀연애, 삼각관계, 능력남, 나쁜남자, 상처남, 집착남, 후회녀, 상처녀, 순정녀, 애잔물 남들은 비천하다 하지만, 내게는 누구보다 고귀한 하나뿐인 나의 신. “하이에스!” 레먼 제국 최고 원로원 의원의 외동딸 아그네스 레이시스. 아그네스는 짝사랑하는 상대이자 자기 집 노예인 하이에스에게 온갖 좋은 것을 주려 하지만, 그녀의 호의는 하이에스가 아버지의 성노예가 되는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 더욱 쓰라리게도 2년 뒤 하이에스는 죽을 확률이 높은 노 잡이 노예로 차출되고, 그가 탄 선박이 바다에 침몰하여 생사불명이 된다. 아그네스는 죄책감에 휩싸여 약을 먹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후 아버지의 뜻에 따라 황태자 엔디미온의 애첩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하이에스가 마지막에 내뱉었던 오해와 증오, 안타까움은 재처럼 흩날려 그녀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시간은 흘러 어느 날 갑자기 상상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아그네스의 눈앞에 나타난 과거의 망령, 하이에스. 그는 아그네스의 무엇을 가지러 온 것일까…? [미리보기] 하이에스가 앉은 테이블 위에도 음식과 식기들이 이미 배열되어 있었다. 식탁 위를 둘러본 나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뭘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동안 식사할 때 노예들이 내게 뭐부터 해 줬더라… 기억을 더듬었지만 영 짚이는 것이 없었다. 식기를 쥐여주는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손을 씻을 물수건을 먼저 건네줘야 하는지조차 헷갈렸다. 내가 아무것도 못 하고 있자 하이에스가 도끼눈을 뜨고 날 노려보았다. “왜 가만히 있어? 하기 싫어?”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나는 재빨리 식기를 집어다가 하이에스의 손에 건네주었다. 다행히 맞았는지 그는 별다른 소리를 하지 않았다. “…….” 하이에스가 식사를 시작한 후에는 따로 할 일이 없었다. 나는 그가 일행과 대화하는 것을 한 귀로 흘려들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몇몇 테이블에는 귀족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그들이 데리고 다니는 노예들이 시중을 드는 것이 보였다.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풍경이었다. 내 역할은 앉아서 그들의 보조 아래 식사를 하면 되는 것뿐이었으니까. 서 있는 지금에야 생각보다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았다. “아그네스.” 멍하니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하이에스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그의 접시가 말끔하게 비워져 있었다. 그가 손가락으로 냅킨을 가리켰다. 나는 냅킨을 세로로 길게 접어 그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너무 긴장한 탓인지 그만 살이 쓸릴 정도로 세게 닦아내고 말았다. 그러자 곧바로 하이에스의 지적이 들어왔다. “살살.” “…아, 응!” 나는 그의 말대로 최대한 손길을 섬세하게 했다. 열심히 입가를 닦아내고 있는데 별안간 내게 눈이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의아해서 돌아보니 하이에스의 일행이라고 하는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눈을 크게 뜨고 내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아. 그제야 나는 내 실책을 깨달았다. 하이에스가 분명 날 ‘시녀’라고 명명했음에도, 여전히 예전 그를 알던 시절의 말투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 입장에서 기이하게 여기는 것이 당연했다. 차라리 대답을 하지 말고 그냥 지시대로만 따를걸. 뒤늦게 얼굴이 붉어졌다. 가시로 된 양탄자를 맨발로 밟고 서 있는 것 같았다. 식사가 끝나고 하이에스를 비롯한 그의 일행은 일어서서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곧 하이에스는 숙박료와 음식값을 지불하겠다며 날 데리고 계산대로 향했다. 바로 뒤에서 그의 뒤를 종종 따르던 나는 그만 실수로 그의 뒤꿈치를 밟고 말았다. 하이에스가 인상을 쓰며 날 돌아보았다. “…아.” 나는 그냥 땅속으로 꺼지고 싶은 기분을 느끼며 하이에스의 눈치를 살폈다. 내게 대놓고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입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미, 미안.” 나는 더듬거리며 사과했다. 그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날 한참 보더니, 이내 고개를 홱 하고 돌리며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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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I
RIDI2018/01/22
  • 現在の作品늪으로(Deep into the Sw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