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가지 마, 재이야! 가지 마!” 10년 전 도망치듯 떠났던 고향, 신장면. 그곳에서 첫사랑, 도완을 다시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건넬 뻔했다. 그럴 처지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제 동생 때문에 다치셨다고요.” 존댓말. “저, 혹시 도완…….” “이름 부르지 마.” 그래, 저를 못 알아보고 존댓말을 했을 리 없다. 어쩌면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서운해도, 미워해도 그가 전처럼 다정하게 대해 줄 거라고. “넌 내가 얼마나 견고하게 너를 향한 감정을 쌓았는지 모를 거야. 네가 이 동네를 떠날 때, 그 엿 같은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미워하는 마음을 쌓고 또 쌓았어.” 별똥별을 보며 저를 위해 소원을 빌어주던 열여덟 소년은 더 이상 없었다. “너를 용서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떠난 그 날을 잊고 싶지 않은데……. 자꾸 너를 동정해. 정말로 미워하기도 전에 겁먹고 도망치는 너를 연민해.” 왜 도완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을까. 왜 떠났는지, 왜 돌아왔는지, 자신이 보고 싶진 않았는지. 질문을 기다렸다. 그러면 미끼를 문 물고기처럼 얼른 대답하려고 했다. 네가 무척 보고 싶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