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지휘자 아버지, 바이올리니스트 어머니 밑에서 언제까지나 음악과 함께하리라 생각했던 서현. 하지만 모친의 죽음 후 그녀의 삶은 완전히 뒤틀리고 말았다. 목숨과도 같았던 바이올린을 포기한 채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던 서현에게 선우환은 새로운 길을 열어주려 하지만 카논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마는데…….기억하고 있었다. 그날의 푸른 섬광을.버려진 기억처럼 바닥을 구르던 그 흰 병을.패잔병의 것처럼 늘어진 그 팔을.밀랍인형처럼 굳어버린 인간의 미약한 육체를.분명…… 기억하고 있었다.“최서현?”그 부름에 서현은 그제야 연주가 멈춘 것을 알았다. 아니, 사실 그마저도 정확하지 않았다. 그녀의 내면을 울리는 카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으니까. 애써 억누르던 메스꺼움이 먹잇감을 노리는 뱀의 머리처럼 치솟았다. 눈앞이 뿌옇게 변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