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귓가에 스며드는 낮은 목소리. 그 달콤한 한 마디가 머릿속을 강렬하게 파고들다 이내 심장에 가 닿았다. 차갑게 식었던 피가 다시 돌고, 얼었던 심장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것만 같은 기분. 비참했다. 저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사랑을 갈구하며 매달리는 자신의 모습이 애처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차라리 그를 미워할 수 있다면 좋았을 것을. 그럴 수만 있다면 삶이 이렇게까지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텐데. 두렵고 아프고 공포스럽고 원망스럽고 미워죽겠으면서도, 다시 생각하면 슬프고 속상하고 안고 싶고 안기고 싶고 사랑받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안타까워 결국은 왈칵 눈물이 솟구쳐올랐다. 사랑을 갈구하는 게, 제 곁에 선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기를 원하는 게 이토록 가슴 아픈 일이었던가. 은조는 이 기묘한 관계가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반추해보았다. 어쩌면 그를 만났던 처음 그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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