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비 내리는 어느 가을 밤, 누명을 쓰고 죽은 기사가 눈을 뜬다.“히더린 비체 경. 왕을 죽여 줘요.”되살아난 기사, 히더린 비체에게 주어진 것은 12주간의 짧은 삶. 그리고 왕 살해라는 목표.…와 육아.제한 시간 안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방황하던 히더린은 살아생전 그녀를 증오하던 성기사와 재회한다.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한때 고결했던 성기사는 인생 밑바닥을 전전하는 주정뱅이로 전락해 있었다.“관심 없어.”“넌 관심 있는 게 뭐야?”“네가 꺼지는 거.”“이런, 유감이야. 관심 있는 일을 겪을 수 없게 됐네.”뿐만 아니라 히더린을 그리워하고 있었다.“명예와 영광이 대체 무슨 소용인가. 그 여자가 없는데.”***“비체 경.”“히스라고 부르라니까.”“그래도 되나.”“그래도 되긴 뭐가 그래도 돼. 히스라고 부르라고.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잘만 부르더니… 술 조금 처마셨다고 아주 맛이 갔군. 아, 조금이 아닌가.”사르그는 망설였다.그녀는 흔쾌히 애칭을 허락했지만 사르그는 그 이름을 자연스럽게 발음할 자신이 없었다.그녀가 없는 자리에서는 수십 번이고 홀로 불러 본 이름이었지만 그녀 앞에서 불러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늘, 불러 보고 싶었다.그러니 한 번쯤은 괜찮을 것이다. 한 번쯤은.한참 망설이던 사르그는 간신히 입술을 달싹였다.“…히더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