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공자님, 피해 가시죠? 괜히 다치지 마시고.”
협박받은 검은 옷을 입은 공자는 아무 말이 없었다. 하수인들이 흉악한 눈빛으로 앞에선 공자를 노려보았다.
“뭐해! 처리하지 않고!”
뒤늦게 정신을 차린 주인이 씩씩거리자 하수인 중, 덩치가 제일 좋은 녀석이 바짝 붙었다.
놈이 무기를 꺼내 덤벼오자 공자가 목검을 들어 어깨와 발목, 손목을 내리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덩치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가자!”
혜성을 밀어뜨렸던 귀족 놈이 몸을 홱 돌렸다. 수하들이 씩씩거리며 그 뒤를 따랐다.
혜성은 이 사람이 누군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뒤늦게 통증이 밀려왔다. 아까 저 나쁜 놈이 밀었을 때 얼떨결에 넘어져 아무래도 손목과 손바닥을 다친 것 같았다.
몸을 움직이니 온몸이 쑤셨다. 그래도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어쩐 일인지 공자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허리를 숙일 때 골목 안쪽 가게 화로가 보였다. 저 뜨끈한 화로에 손이라도 녹이고 싶지만,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다. 혜성은 입술 안쪽을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
“다시 안 올 것 같지만 그래도 모르니 이 자리는 피하게.”
깊고 울림 있는 음성. 공자가 고개를 살짝 돌렸지만, 그의 옆얼굴은 각도가 확실치 않았다.
혜성은 은인의 얼굴이 보고 싶어도 자신 같은 천민이 이렇게 지체 높은 귀족에게 은혜를 입은 것만 해도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 그저 허리를 숙였다.
“도성이 처음인가 본데 그렇게 어리숙하게 다니면 표적이 되기 쉽네.”
“송, 송구합니다.”
사내가 다시 앞쪽으로 몸을 돌렸다. 귀족다운 귀족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기에 그가 새삼스러워 보였다.
“민폐를 끼칠 거면 오지랖 넓게 남에게 적선이나 하지 말게.”
“······네?”
살짝 돌아선 사내의 검은 눈동자가 냉담했다. 혜성은 순간 혼란스러웠다. 역시 이 자도 거만한 귀족인 건가?
“받게.”
공자가 줌치를 던졌다. 얼떨결에 받은 혜성은 안에서 나는 동전 소리에 고개를 치켜들었다.
“받, 받을 수 없어요.”
거지 같은 행색으로 굶어 죽기 직전인 주제에 그렇게 말했다. 공자가 살짝 뒤돌아봤다.
다급하게 말하다 보니 본래의 여자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혜성은 고개를 떨어뜨리다 공자가 한 다음 말에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럼 굶어 죽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