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우연히 발견한 서류, 그리고 사진 한 장.
환하게 웃고 있는 어떤 여자의 얼굴 위로 떨어지는 빛 가루에 목이 졸리는 것 같았다.
무료한 일상, 지루한 생활들 속에서 모처럼 만에 흥미로운 걸 발견한 느낌.
두 눈으로 그 존재를 확인하고 싶었다.
목이 졸린 것 같은 숨 막힘의 이유가 무언지 알아야 했다.
그렇게 주우경의 미행이 시작되었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 같은 커피.
그는 일정한 패턴을 가진 조용하고 예의바른 손님이었다.
그러나 얼마 후, 그녀는 알게 되었다. 자신이 그를 아주, 아주 잘못 봤다는 걸.
그는 그녀를 보기 위해 그 카페에 왔다.
그녀를 찾고, 그녀를 보고, 그녀를 만나려고.
유원은 그가 무서웠고, 그가 신경 쓰였으며, 이상하게도 그런 그가 알고 싶어졌다
#미행 #이래도 안 올래?
#영역표시 #갖고 싶고, 가져야 하는 여자
#이겨 먹지도 못하는 게
#너랑 하는 섹스
#창자가 배배 꼬이는 느낌
#미친 건 내가 아니야
#안 믿어
#주말부부
#ever mine
[미리보기]
“네가 바라는 게 결혼이란 거잖아. 그렇지?”
여차하면 듣지 못했을 정도로 그의 목소리는 혼자 중얼대는 것처럼 작았다. 하지만 이내 피식하고 터뜨린 웃음에서 그녀는 깨달았다.
그녀가, 주우경의 덫에 걸려들었다. 그저 도발하고자 한 말에 그가 쳐놓은 올무에 완벽하게 걸려 버린 것이다.
그가 축축한 혀로 얼음처럼 굳어진 유원의 귓불을 핥았다. 온몸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
“그런…… 뜻이 아니란 거, 알잖아.”
“아니. 그런 뜻이야.”
귓불을 핥던 혀 대신 축축한 입술이 턱을 따라 미끄러지다 입술까지로 올라왔다. 코끝으로 스미는 그의 숨결이 아찔해져 와,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눈꺼풀에 힘을 주었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기다리겠다고 했어. 그랬던 여자에게 난, 그 빌어먹을 정략결혼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거라고.”
대단히 비밀스러운 얘기라도 되는 것처럼 그가 낮고 음산하게 속삭였다.
“나는…….”
“너 때문에 내가 다 포기하겠다는 거야.”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그럼 말해 봐, 네가 원하는 건 뭐지?”
손끝으로 조그만 턱을 들어 올린 우경이 그녀의 얼굴 바로 코앞에서 물었다. 시꺼먼 눈빛이 흔들리는 눈동자 하나하나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나는!”
그가 다른 한 손으로 가녀린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서늘한 손바닥이 목덜미를 천천히 쓸어내릴 때마다 심장이 쿵쿵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유원은 애써 그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피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유원은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에 힘을 주고, 바닥을 디디고 선 발끝에도 있는 대로 힘을 주었다. 그러나 그와 그녀는 마치 초원에서 대치하는 포식자와 먹잇감 같았다. 그 포식자는 곧 눈앞의 먹잇감을 야금야금 먹어 치울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건 명확했다.
주우경.
그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모든 걸 포기하고 자신과 함께 있기를 바라는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