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평소와 다름없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 아내가 사라졌다.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말했던 아내가 사라져 버렸다.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말하고 떠나 버린 아내.
증오와 원망 속에서 그는 아내를 찾기 시작한다.
그녀는 남편과의 결혼이 애초에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다.
결혼하기까지 자신이 스스로 얻어낸 행복 따윈 어디에도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결혼 생활에서 그녀는 오랜 시간을 불행해 했다.
도망칠 수도 없어 그 시간을 인내하고 참아내며 살아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남편이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남편이 자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심장이 뛰고 기대하게 됐다.
그녀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났다.
-본문 중에서-
도혁이 사라진 아내의 편지를 발견한 건 그날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그녀는 마치 세상에서 증발해 버린 것처럼 사라져 버렸다.
순간 두려움이 그를 엄습했다. 텅 빈 집안의 어둠처럼 금방이라도 그를 집어 삼킬 것 같은 두려움이 그의 폐에서 숨을 조금씩 앗아갔다. 이연이 사라졌다.
도혁이 텅 빈 침실에서 머리를 감싸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통스러워하는데, 문득 요 근래 아내가 멍하니 앉아 있곤 하던 화장대에 하얀 봉투가 눈에 띄었다. 도혁이 성큼성큼 걸어가 거칠게 봉투를 잡았다. 그리고는 편지지가 구겨질 정도로 그렇게 아내의 글을 눈으로 따라 읽어 내려갔다.
도혁 씨…….
가끔은 생각해요. 우리가 처음부터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하고요. 하지만 처음부터 잘못 채워진 단추처럼 결국 끝에 가서 아는 그런 결말 따위는 아무도 몰랐겠죠.
그래도 정말 가끔은 생각해요. 우리가 처음부터 평범한 사람처럼 그렇게 결혼생활을 시작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다 소용없겠지요.
결국…… 이렇게 될 줄 아무도 몰랐으니까.
하지만 고마워요. 나 많이 행복했어요. 아, 이게 행복이구나 하고 느낄 만큼 그렇게 행복했어요.
그런데 도혁 씨, 행복하게 돼서 더 자꾸 불안하게 됐어요. 이 행복이 깨어지면 어쩌지 하고 매일 매일 전전긍긍했어요. 그래서 당신을 보고도 맘껏 웃지 못 했나 봐요. 웃고 싶은 것보다 눈물이 더 많이 났어요. 그래서 그걸 참아내느라 내가 많이 아팠나 봐요.
그래서요. 그래서 도혁 씨 제가 이 행복에서 벗어나려고요. 제 손으로 얻어낸 행복이 아니니까, 이리 불안해하면서 사는 짓 그만할게요. 그리고 그게 당신에게도 최선일 거라 생각해요. 저로 인해 당신까지 불행해지는 짓은 이제 그만 할게요.
저 여행을 할까 해요. 긴 여행일지도 모르겠어요. 한 번도 혼자 여행을 떠나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제 해보려고요.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찾지 말아 주세요. 이제 제 스스로 시작하고 싶어요. 제 손으로 일어서고 싶어요. 바로 제 두 손으로요.
당신에게 미안해요. 그 말 밖에는 드릴 말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사랑해요. 제가 믿는 게 사랑이 맞는다면, 그러면 당신을 사랑해요.
하얀 백지에 쓰인 점점이 박힌 그녀의 필체가 그의 눈에서 작게 뭉개져 버렸다.
왜? 대체? 무엇이 문제였지? 여태껏 행복하다고 믿었는데 그랬는데…….
문득 도혁의 손에 편지 외에 서류 한 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혼서류.
도혁이 순간 분노로 눈이 시뻘개졌다.
“강이연, 빌어먹을 네가 어떻게 감히 이렇게 날 떠날 수가 있어!”
도혁의 공허한 분노가 침실 안에 울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딱 그만큼의 고요뿐이었다.
아내는 그의 곁에서 결코 행복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를 떠났다.
그렇다면 그가 지금까지 믿고 있던 행복은 거짓이었나?
그게 사실이라면 도혁은 그녀를 용서할 수가 없을 거 같았다. 죽어도 용서할 수 없을 거 같았다. 그의 곁에서 억지로 행복했던 척 연기했던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