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학교생활 편하게 하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내가 그 방법 아니까.”
차은강의 표정이 기막힘으로 바뀌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들어 놓은 인간이 할 소리인가,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 표정에 응답하듯 말했다.
“나랑 사귀어. 그럼 학교생활 편하게 만들어 줄게.”
“허!”
차은강이 코웃음 쳤다. 하지만 다음 말이 재빨리 나오지 않았다. 아니 못 한 것 같았다.
너무 황당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과 시선이었다. 그 시선 끝에 그녀의 입에선 다시 격한 소리가 쏟아졌다.
“너 확실히 또라이구나! 너랑 엮여서 이렇게 됐는데, 너랑 사귀면! 어떻게 학교생활이 편해질 수가 있니? 더 고달프지!”
“두고 보면 알겠지. 어쩔래. 나랑 사귀어서 이 상황에서 벗어날래, 아니면 계속 당하면서 살래.”
나는 느긋하게 엉켜 놓은 두 팔을 가슴에 붙이며 말했다. 그러자 차은강의 눈빛이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지금까지 나를 바라봤던 눈빛과는 사뭇 다르다. 무언가 관찰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차은강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해졌다.
뭐지? 왜 표정이 이렇게 바뀌어?
설마.
“너, 뭐야. 나에 대해서 뭐 알아? 알지, 너.”
만인에겐 매너와 배려의 아이콘이지만, 그녀에게만큼은 사악한 사디스트 집착변태 허의림.
만인에겐 철저한 개 무시의 아이콘이지만, 그에게만큼은 파르르 불꽃을 피우는 여자 차은강.
관능에 젖어 버린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캠퍼스 로맨스.
지금부터 시작 합니다.
#고수위
#몸정 맘정
#캠퍼스 달달물
#끝이 정해진 관계
#애잔물
#의외의 반전
[미리보기]
“나는 나 좋다는 애들한테 관심 없어. 나 싫다는 애들이 끌릴 뿐이지. 너 나 싫어하잖아. 그래서야. 나 싫다는 너한테 관심이 가고, 정복하고 싶고. 사귀는 동안 그렇게 해보려고.”
사실에 기반을 둔 적당한 대답이었다. 차은강 입장에선 기막힐 대답이겠지만, 이 상황에서 내가 널 좋아해, 사랑해, 같은 말이 더 거짓 아닌가?
나는 이것이 나의 진짜 진심인 것처럼 그녀가 믿어 주길 바랐다. 그렇게 눈빛을, 표정을, 포장했다.
“내가 왜 너 싫어할 거라 생각해? 나 너 좋아해. 진심이야.”
차은강의 눈빛이 진지하게 변했다. 그리고 그 표정 역시 진실함을 표현하고 있었다.
뭐지?
진심일 리 없는데.
차은강은 절대 나를 좋아하지 않는 표정과 행동들이었는데.
나를 좋아한다면 할 수 없는 행동들이었는데, 순간 이 고백은 진심 같다. 그 진심이 이상하게 가슴을 일렁이게 만든다. 그 일렁거림이 내 심장 밑바닥 어느 구석을 살살 간질이고 있다.
위험한 감지가 순간 내 몸을 감쌌다. 이상한 충동심이 내 세포 하나하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심장 박동 수가 요동을 친다. 그것이 나의 이성 회로를 마비시켜 버렸다.
“그래? 그럼 몸으로 증명해 봐.”
이건 사전의 내 계획이 아니었다. 좋아한다는 차은강의 거짓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차은강의 목덜미를 끌어당겼다. 그녀의 목덜미에 불끈 튀어 올랐던 힘줄을 봤던 순간 나도 모르게 작은 흥분이 있었다. 그걸 잘 눌렀는데, 지금은 못 참겠다. 옹알거리는 그 작은 입술이 이 순간, 미치도록 먹어 보고 싶었다. 아니 차은강의 그 거짓말을 막아 내고 싶은 마음이 컸는지도 모른다.
내 당김에 차은강의 얼굴이 속절없이 빨려 들어왔다. 그녀의 작은 입술이 내 입 안으로 쏙 들어왔다. 말캉말캉하기만 할 것 같은 차은강의 입술은 무척이나 부드럽다.
달콤한 푸딩처럼 탱탱하면서도 극강의 촉촉함. 그 입술을 나는 쪽쪽 빨기 시작했다.
“하지 마!”
차은강의 말이 내 입 속에서 흩어졌다.
부질없는 거부.
나는 차은강의 거절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녀의 입술과 핑크빛 혀를 탐하기 시작했다.
낮에 무엇을 먹었는지, 달콤한 향기가 내 입 안으로 퍼진다.
달콤한 복숭아 같은 향 때문인가?
아니면 어두컴컴한 조명 탓인가?
사전 계획에 없던 이 키스 때문인가?
내 손은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제멋대로 차은강의 봉긋 솟은 언덕 같은 가슴에 올라탔다. 손에 쏙 들어오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슴을 꽉 쥐자, 내 입 안에 들어가 있던 차은강의 입이 뜨거운 김을 뿜어낸다.
“하응……!”
툭.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그건 바깥의 소리가 아니었다. 내 안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였다. 그 누구도 듣지 못할 소리. 그것이 끊어지는 순간, 내 머릿속은 완전히 멈췄다.
작가소개
주주
일명 ‘주의자’ 시리즈로 집필 중.
출간작 - 이기주의자. 기회주의자.
집필 예정작 - 탐욕주의자, 관능주의자.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