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녀는 옆집 남자가 아무래도 수상했다. 한밤중에 몇 번 마주친 그 남자는 친절하지도 않고 검은색 일색에다 쫓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혹시 흉악범? 스파이? 두려웠다. 이성은 도망쳐야 한다고 속삭였다. 그러나 이상하게 자꾸만 기웃거리게 되었고 어느 날 그가 술 한잔하자고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해서는 안 되는 사랑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미스터리한 그 남자에게 취해서 술에 취해서…….
-본문 중에서-
“그만 좀 눌러요. 시끄러워서……. 그 집에 사람 없는지 오래됐어요. 거의 20일이 다 되어 갈 걸요.”
“예?”
“지난달 15일 밤인가, 뭔가 우당탕하더니 어떤 남자들이 거기 서라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달려 나간 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내가 보기에 딱 무슨 나쁜 짓을 해서 경찰에 연행되어 간 것 같은데. 왜 그 집 남자 좀 이상했잖아요. 늘 검은 옷을 입고 있고 검은 마스크에 거기다 가끔 집 앞에도 검은 정장 입은 남자가 지키고 서 있고……. 딱 뭔가 이상한 일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잡혀간 거라니까요.”
“…….”
그녀는 그의 옆집 여자가 떠들어 대는 것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밤이면 그녀가 촬영 때문에 필리핀으로 출국하던 그 밤이었다. 아침에 인사라도 하고 가려다 말고 그냥 갔던 그 밤이 후로 그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말에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그래도 친구라고, 아무리 술친구이긴 하지만 친구인데 친구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이봐요. 아가씨? 아가씨!”
“예? 아, 예. 감사합니다.”
“뭘……. 신경 쓰이는 남자가 사라져서 난 좋기만 한데.”
“…….”
그녀는 냉정하게 말하는 그의 옆집 여자의 말에 화가 났지만, 그녀도 한때 그를 그렇게 오해했고 불편했기에 이해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의미로 보면 분명히 불편한 사람이었고. 그래도 어쩌면 이웃인데 사라졌는데 좋기만 하다니……. 한마디 하려다 말고 돌아섰다. 지금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가 어떻게 된 것인지, 정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인지 알아보는 것이 먼저였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뒤적여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젠장! 미친! 아주 지랄을 한다. 지랄 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알아볼 방법이 없다는 것을 휴대전화기를 들고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도 술친구씩이나 하기로 해놓고 그 흔한 휴대전화번호 하나 교환하지 않았음을 그제야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미리 보기]
“괜……찮아?”
그가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녀를 안아 올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의 허벅지 위에 올라앉은 자세가 되어 버렸고 그런 그녀를 밑에서 올려다보는 그의 눈동자는 인내의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주듯 깊고 깊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가 그녀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그러니 제발 어떻게 좀 해달라는 간곡한 염원을 담고. 그녀는 그의 염원을 기꺼이 들어줄 생각이었다. 그녀도 원하는 것이기도 했기에.
처음에는 그냥 살랑살랑 움직이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그가 파르르 떨며 눈을 감았다. 마치 당장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이번에는 허리를 한껏 쳐올리자 그가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매달리며 애원했다. 그녀를 따라 허리를 들어 올리며. 이번에는 그의 몸 위에서 빙빙 허리를 돌려 보았다. 당장 자지러질 듯 소리를 내며 온몸을 비틀더니 그녀를 허리를 꽉 움켜쥐었다. 더는 그녀가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는 듯.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녀는 그의 뜻대로 해줄 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그의 손을 잡아 가슴으로 끌어올린 다음 한층 더 빨리 춤을 추기 시작했다. 더 격렬하게 더 빠르게…….
“아읏!”
그녀의 춤사위가 빨라지고 격렬해질수록 그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겨우겨우 참아내는 것처럼 떨리고 있었고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신음은 그녀가 처음 들어보는 지독하게 낮고 허스키한 것이었다. 그리고 곧 그의 입에서 외마디 비명 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악!”
털썩. 하늘 끝까지 치밀어 오를 것 같았던 그의 허리가 털썩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허리를 잡았던 두 손도 이내 떨어졌다. 지독한 만족감에 취한 그의 눈동자에 오롯이 그녀만이 보였다.
“하아, 하아…….”
곧 그녀도 세상의 끝과 마주했다. 그리고 그의 가슴으로 무너져 내렸다.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영원히 그렇게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이 무엇이든…….
목차
[시 작]
#1. 옆집 남자
#2. 이상하다.
#3. 우는 건가?
#4. 술친구 하자고?
#5. 사라지다.
#6. 아닌가?
#7. 그의 세상
#8. 그녀 앞에 나타난 그
#9. 진실 한 조각
#10. 다시 한 번
#11. 잠시 이별
#12. 우연한 만남
#13. 또 다른 그의 이름
#14. 약속의 링
#15. 라이언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16. 그의 결혼소식
#17. 을의 고뇌
#18. 도망쳤지만…….
#19. 옆방 남자
#20. 분노하는 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