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은서.
열아홉살 이후로 그녀는 쭉 불행했다. 갑자기 뒤바뀐 삶을 묵묵히 받아들이던 어느 날, 그녀에게 다가온 한 남자가 있었으니....
김하진.
한때 흘러간 감정이라고 치부했다. 허나 잔인한 운명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갑자기 그의 삶에 뛰어든 그녀로 인해 그는 사랑의 열병에 사로잡혀 버리고...
“내 발로 나갈게요.”
은서는 하진의 수고를 덜어 줄 요량이었다. 이를 꽉 문 상태로 쏟아지는 감정들을 다스리기 위해 애쓰며 빠르게 옷걸이에서 옷을 빼냈다. 가져온 짐이 별로 없어서 쌀 것도 없었다. 대충 가방에 쑤셔 넣었다. 자꾸만 눈앞이 흐릿해지려고 했다. 허나 하진 앞에서 울 수 없다고 스스로를 모질게 질타했다.
“너, 바보야!”
하진이 버럭 소리를 지르고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 은서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대로 굳어 버렸다. 찰나였지만 가슴을 뚫고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줄 알았다. 그 정도로 놀랐다.
“그 여자가 아니고 네가 더 나빠.”
하진이 거칠게 쏟아 내듯이 속삭였다. 허공에 멈춰있던 은서의 눈동자가 강하게 흔들렸다. 하나 충격으로 머릿속이 텅 빈 듯 아무런 사고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슬픈 눈을 하고 있으면서 강한 척은 왜 해. 나더러 어쩌라고.”
내 눈이 슬퍼 보인다고?
“저 여자가 떠드는 말이 모조리 사실이라 해도 상관없어. 널 보면 이상하게 여기가 아파 와. 그래서 널 혼자 내버려 둘 수가 없어.”
하진이 자신의 가슴을 치면서 애틋하게 말했다.
“그러니 내 곁에 있어.”
하진은 이제 알 것 같았다. 항상 알 듯 모를 듯 그를 애매하게 떠돌던 감정을 이제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건 동정이에요.”
그녀의 목소리에 고통이 묻어 있자 하진은 가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동정은 이렇게 아프지 않아.”
이건…… 사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