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비장하게 청소용품을 탁 내리치며 묻는 윤비를 보며 성호가 대답 대신 팔짱을 꼈다. 어디 한 번 해 보라는 식의 그 태도에 윤비의 표정이 더 진지해졌다.
“사장님,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큭.”
질문과 대답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어떤 말보다 더 직설적이게 대답하는 사장을 보며 윤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저, 지금 무척 진지하거든요?”
“미안.”
“그게 아니라면 왜 자꾸 사람 따라다니세요? 딱 봐도 제 표정이 사장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표정은 아니잖아요? 그런 사람을 이런 식으로 계속 쫓아다니는 건 둘 중에 하나 아니에요? 좋아하거나, 아니면 이상한 사람이거나.”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윤비의 말을 듣고 있던 사장이 피식 웃었다.
“그것도 아니면 따라다닐 만큼 신기하고 재미있다거나.”
“…….”
“말했잖아. 너 재미있다고. 날 싫어하는 것도 그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단지 그게 다예요?” “실망했다면 미안하지만, 그게 다야.”
“하, 대체 사장님은…….”
……뭐 하는 사람입니까? 외계인이에요? 아니면 변태? 윤비는 뒷말을 표정으로 고스란히 드러낸 채 성호를 올려 보았다.
“난 남자 같은 여자, 머리 짧은 여자, 상냥하지 않은 여자, 여자로서 성적이든 이성적이든 매력 없는 여자, 날 싫어하는 여자, 집안으로 엮인 여자, 내 직원인 여자는 사양이야. 넌 그 모든 조건을 다 갖춘 보기 드문 여자야. 그런 널 내가 좋아한다면, 난 정말 이상한 놈이겠지.”
남자 같은 여자, 여자로서 성적이든 이성적이든 매력 없는 여자……. 충격 먹은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윤비가 얼어붙었다.
“그런 오해를 하고 있을 거라곤 추호도 생각 못 했어. 사장실에서 있었던 일 사과하려다가 장난기가 생겼을 뿐이야. 다시는 그런 오해 하지 않도록 조심할게.”
사장이 웃는 얼굴로 씨알도 먹히지 않는 사과의 말을 건넸다. 있는 충격, 없는 충격 다 먹여 놓고, 정작 가해자는 2층 난간에 서 있을 때 얼굴과 똑같이 웃는 얼굴로 돌아섰다. 저벅저벅 멀어져 가는 사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윤비의 표정이 싸하게 얼어붙었다. 실수하셨어요, 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