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한테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기억이 안 난다고 했었지? 난 원래 친절한 성격은 아니었는데 이번만큼은 그럴 필요를 느꼈어."
"뭐?"
수인의 말을 가볍게 응수해주면서 휘건은 부드러운 동작으로 이번에는 커프스를 더듬어 어렵지 않게 양쪽 단추를 풀어냈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처음으로 그의 동작이 멈췄다. 단추를 푸느라 아래로 향했던 그의 얼굴이 느릿하게 들어져 그녀를 향했다.
"처음엔 화가 났었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네 말이 너무나 진짜 같아서. 이대로 네가 원하는 대로 곱게. 아주 곱게 사라져주려고 했었어. 하지만 돌아서 가는 길에 난 한 가지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게 뭔지 알아?"
수인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지금이나 십사 년 전이나..."
휘건이 조금은 씁쓸함을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
"우린 시작조차 해보지 않았다는 거야. 그래서 그 시작이라는 것을 해보려고."
"무슨 말이야?"
"난 너랑 자려고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