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정상의 자리에서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한 도이경
그 후 3년이 지났지만 이경은 재기하는 데 실패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경 자신이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그런 남자 앞에 생일선물이라며 나타난 여자 진이설.
‘이제라도 그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
“그럼 나는? 나는 어떻지?”
유일하게 촉각을 느끼고 싶은 여자였다. 또다시 홀리지 않겠다 했지만 결국 이경은 진이설에게 홀리고 말았다.
다른 여자가 아닌 진이설이기에 키스했다. 이렇게 자신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진이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이설을 안고 싶었다. 그만큼 맘껏 키스하고 싶고 더 많은 것을 탐하고 싶었다. 그것은 어찌할 수 없는 본능이었다.
“너 뭐야? 뭔데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도이경 씨…….”
이설은 이 남자를 망친 사람이 자신인 것처럼 생각되어 가슴이 아팠다. 소파에 쓰러진 꼴이 민망했지만 그녀는 비련의 여주인공 흉내는 내지 않았다. 반듯하게 자세를 잡으며 이경을 향해 외려 담담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본의는 아니었어요. 그때…… 내 눈에 뭐가 씌었었나 봐요.”
“맨정신도 아니고 뭐에 씌었다고? 하, 미치게 말은 잘하지. 그랬다니 화가 더 나네. 이제 와서 밝히면 내가 고마워할 줄 알았나? 날 가지고 놀아도 유분수지. 그래, 이렇게 바닥에서 뒹구는 꼴 보니 어때, 속이 시원해? 시원하냐고!”
이경이 이설의 앞섶을 움켜쥐었다. 이경이 품어내는 거친 숨결만으로도 그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느껴졌다. 그가 쏟아내는 음성의 크기가 이설에겐 크나큰 고통으로 다가왔다. 이설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도이경 씨.”
“그래도 눈물은 나오나 보지? 날 얼마나 기만해야 만족하겠어!”
죄책감에 울먹이는 이설의 턱을 이경이 강하게 쥐었다. 점점 틀어쥐는 손아귀 힘에 이설이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파요…….”
“내가 당한 것에 비하면 이건 약과야!”
단단히 비틀어진 음성이 이설을 힘겹게 만들었다. 비록 그녀가 이경을 추락시킨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결과만 본다면 그녀의 공이 컸다. 서인하가 의도한 대로 증거를 남긴 자신은 멍청이였으니까.
“턱이 아파…….”
“뭐에 씌었다라, 마치…… 지금의 나 같잖아.”
이설의 파르르한 떨림에 이경이 자조섞인 음성으로 말했다. 그녀의 턱에서 손을 떼는 대신 뒤통수를 잡아 거칠게 뒤로 잡아 당겼다.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또다시 불거질 이슈에 그토록 여자에게 다가가는 것을 피하고자 했건만 진이설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제 분을 참지 못하고 가슴을 들썩거리던 이경의 시선이 이설의 입술에 고정되었다. 처음부터 저 붉은 입술이 화근이었다. 사근사근한 말로 사람마음을 현혹했다가 사악한 말로 금세 후려치는 입술이 무방비 상태로 그의 눈앞에 있었다.
당장 탐하고 싶다. 그게 쓰디쓴 맛이 날 지언정 가지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았다.
그녀의 입술을 한참동안 쏘아보던 그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입술을 겹쳐 거칠게 비볐다.
그의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 주던 여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대신 사악한 혓바닥을 가진 여자만 있었다. 배신에 대한 앙금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이 여잘 안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난날에 대한 앙금을 모두 털어 버리겠다. 또다시 추문이 난다고 해도 멈추지 않으리라. 다른 여자가 아닌 진이설이기에. 욕망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어느새 마음속 깊숙한 곳에 들어찬 여자 진이설. 이 마음 깡그리 몰아내기 위해서라도 이 여잘 안아야 했다. 그럼 철저하게 미움만 남겠지.
이경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격하게 부들거리는 그녀의 동작에 이경 또한 흠칫거렸다. 남자가 그리 많았다면서 이런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더욱 눈에 거슬렸다. 이성이 날아가 버린 지금 이경의 눈에는 이설의 모든 것이 가식으로 보일 뿐이었다.
역겨운 여자 같으니라고!
프롤로그
1. 세상에 믿을 놈 없다
2. 그다지 도움은 안 되는 여자
3. 저 여자 웃긴다
4. 한번쯤은 진심을 내보여도 되지 않을까
5. 내 마음 흔들리는 갈대
6. 아직은, 무섭다
7. 다행이야, 내 앞에 있는 여자가 진이설이어서
8. 도이경도 남자다
9. 내 거 중에 최고
10. 확인 사살
11. 진심으로 들이대기
12. 진이설과 도이경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