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그녀를 후려치려는 이들 사이에서 아득바득 살아온 여자, 강해진.
눈을 뜨니 낯선 공간이었다.
“안 아파?”
남자는 뜻밖의 물음에 눈을 끔뻑끔뻑거렸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뉘앙스였다.
“안 아프냐고.”
해진이 퉁명스럽게 그의 볼을 가리켰다. 수오는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도리질했다.
“……괜찮아요.”
“아프잖아.”
“제가, 잘못했으니까…… 해진 씨가 화나는 건 당연해요.”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아까 그녀의 손찌검을 경건하게 감내하는 듯하던 느낌은 착각이 아니었다.
“뭐?”
“제가, 잘못했으니까…… 해진 씨 마음이 풀릴 때까지 얼마든지, 치셔도 돼요.”
“…….”
해진은 할 말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잔뜩 부어오른 볼과 어깨에 칭칭 감긴 붕대, 그리고 남자의 몸 여기저기에 든 멍들에 유독 시선이 가는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모두 해진이 남자에게 남긴 상처였다. 남자는 그녀를 이곳에 납치한 이래로 줄곧 일방적인 폭력의 희생자였다. 이 무슨 개도 웃지 않을 모순인가. 그녀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해진 씨 힘들면…… 뭔가 가져다 드릴게요. 저는 해진 씨 손으로 때려주셨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해진 씨 힘드니까…… 야구방망이도 있고, 각목도 있어요. 아니면 저기 조각상들…….”
“미친 새끼, 너 그걸로 맞으면 죽어.”
“괜찮아요, 참을 수 있어요. 저 맷집 하난 좋거든요.”
남자가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내일 아침 일과를 말하듯,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투에 미친 게 해진인지, 남자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너 매저는 아니지?”
“매저요?”
남자가 끔뻑끔뻑 눈을 뜨더니 인지했는지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멈칫,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뭐야, 뭐 하자는 거야.
“해진 씨가 좋아하는 거면 저도 좋아해요.”
“뭐?”
“저 매, 매자예요. 좋아해요. 좋아해요, 해진 씨.”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단호했다. 사실 단호한 건 뒤 문장이었다. 추호의 의심도 없는 것처럼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수오의 애타는 고백은 해진에게까지 닿지 않았다. 매자는 또 뭐야. 해진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녀가 뭘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한 게 분명했다.
그녀를 후려치려는 이들 사이에서 아득바득 살아온 여자, 강해진.눈을 뜨니 낯선 공간이었다.“안 아파?”남자는 뜻밖의 물음에 눈을 끔뻑끔뻑거렸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뉘앙스였다.“안 아프냐고.”해진이 퉁명스럽게 그의 볼을 가리켰다. 수오는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도리질했다.“……괜찮아요.”“아프잖아.”“제가, 잘못했으니까…… 해진 씨가 화나는 건 당연해요.”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아까 그녀의 손찌검을 경건하게 감내하는 듯하던 느낌은 착각이 아니었다.“뭐?”“제가, 잘못했으니까…… 해진 씨 마음이 풀릴 때까지 얼마든지, 치셔도 돼요.”“…….”해진은 할 말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잔뜩 부어오른 볼과 어깨에 칭칭 감긴 붕대, 그리고 남자의 몸 여기저기에 든 멍들에 유독 시선이 가는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모두 해진이 남자에게 남긴 상처였다. 남자는 그녀를 이곳에 납치한 이래로 줄곧 일방적인 폭력의 희생자였다. 이 무슨 개도 웃지 않을 모순인가. 그녀는 헛웃음을 내뱉었다.“해진 씨 힘들면…… 뭔가 가져다 드릴게요. 저는 해진 씨 손으로 때려주셨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해진 씨 힘드니까…… 야구방망이도 있고, 각목도 있어요. 아니면 저기 조각상들…….”“미친 새끼, 너 그걸로 맞으면 죽어.”“괜찮아요, 참을 수 있어요. 저 맷집 하난 좋거든요.”남자가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내일 아침 일과를 말하듯,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투에 미친 게 해진인지, 남자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너 매저는 아니지?”“매저요?”남자가 끔뻑끔뻑 눈을 뜨더니 인지했는지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멈칫,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뭐야, 뭐 하자는 거야.“해진 씨가 좋아하는 거면 저도 좋아해요.”“뭐?”“저 매, 매자예요. 좋아해요. 좋아해요, 해진 씨.”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단호했다. 사실 단호한 건 뒤 문장이었다. 추호의 의심도 없는 것처럼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수오의 애타는 고백은 해진에게까지 닿지 않았다. 매자는 또 뭐야. 해진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녀가 뭘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한 게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