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이름처럼 평화롭게 살고 싶었지만, 전혀 평화스럽지 못한 오평화.<br>여자라면 질색하면서 피하는 ‘사디 윤’ 윤서준.<br>“백일을 버틸 수 있는 비서를 데려와. 그럼 내가 인정하고 여자 비서를 고용할게.”<br>“저, 버티는 거 엄청 잘해요!”<br>버터야 하는 자와 쫓아내야 하는 자. 그런 두 사람이 만났다.<br>“버티는 것은 오평화인데, 왜 내가 버티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 왜에?”<br>봄날 꽃길을 걸어가는 것처럼 잔잔하면서도 유쾌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br><br>***<br><br>“그럼…… 제가 도와드릴게요.”<br>“뭐? 당신이 어떻게 도…… 우욱!”<br>남자가 입을 여는 동시에 평화가 손가락을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고, 그 순간 남자는 모든 것을 토해내고 말았다.<br>서준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살다가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지금 자신이 ‘토해짐’을 당한 것이다. 그것도 처음 보는 여자가 손가락을 밀어 넣어서.<br>“우욱!”<br>타인이 제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그는 가뜩이나 부대끼는 속이 더 울렁거려 있는 대로 게워냈다.<br>“어후…… 많이 마셨나 보네요.”<br>평화가 등을 두드려주면서 한마디 했지만, 서준은 ‘너 때문에 더해!’ 라는 말을 뱉어낼 여유조차 없었다. 눈물이 줄줄 흘렀고, 몸은 바들바들 떨렸다. 그에 더해, 누가 위를 움켜잡고 비튼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위가 아팠다.<br>“잠시만요.”<br>평화가 부스럭거리면서 비닐봉지를 뒤적거렸고, 서준은 간헐적으로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느라 눈물겨운 사투를 벌였다. 잠시 뒤 평화가 서준의 눈앞에 탄산수를 들이밀었다.<br>“자요. 입 헹구세요.”<br>서준은 평화가 내민 탄산수병을 노려보다가, 낚아채듯이 가져가 입을 헹구었다.<br>“하아…… 젠장……!”<br>서준이 욕설을 뇌까리며 입가에 묻은 탄산수를 닦았다.<br>“좀 괜찮아요?”<br>또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제야 서준이 얼굴을 들어 평화를 보았다. 어두운 밤인 데다가, 평화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래서 서준은 평화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br>“괜찮아.”<br>‘인간이 끝까지 반말이네.’<br>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싹 가셔버렸다.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얼핏 보기에는 처음 자신을 도와주었던 그 등짝남보다 더 잘생겨 보였다.<br>‘처음과 끝이 참 일관성이 있어요.’<br>평화가 눈썹을 살짝 휘면서 고개를 저었고, 서준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평화를 보았다. 술에 취한 여파로 온전한 정신 상태는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예절까지 토해내지 않았던 탓에, 서준은 힘들게 입술을 달싹거렸다.<br>“연락처 좀 줘. 도와준 것에 대해 보답을 하고 싶어.”<br>“됐어요. 뭐, 큰일 한 것도 아닌데.”<br>“내 기준에서는 큰일이야.”<br>상상도 못 할 방법으로 도와주긴 했지만, 적절한 때에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인정했다. 특히나 이런 못 볼 꼴까지 보면서 도와준 것은, 서준의 기준에서는 정말 엄청난 일이었다.<br>“흠…… 정말 괜찮은데…… 정 그러시다면…….”<br>평화가 갑자기 서준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자, 서준이 뭔가 하는 표정으로 평화를 보았다.<br>“그럼, 그쪽도 앞으로 열 사람의 등을 두드려주세요.”<br>“……뭐?”<br>서준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며 평화를 보았고, 평화는 그 말만 남기고는 자리를 떠나버렸다. 서준은 멍한 표정으로 멀어져가는 평화의 뒷모습을 보다가, 이내 얼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br>“행운의 편지도 아니고. 이게……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