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빠져나갈 마지막 기회요.
당신을 원하는 감정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 거요.
일적인 이유 말고 온전한 내 사람으로 곁에 있어 주시오.”
선녀와 인간의 딸 은령.
어린 시절 서왕모의 축복으로 세상의 모든 문(門)을 열 수 있는 그녀는,
어느 날 신선인 스승님을 따라 궁궐로 이사를 가게 된다.
이유인즉슨,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의 대군마마를 깨우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헐, 알고 보니 은령의 시집보내기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도 왕자들 중에서 고르면 된다나?
그런데 이곳 뭔가 이상하다.
통금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경복궁 지붕 위의 잡상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고.
수호신들이 깨어난다.
은령은 그들로부터 일급비밀을 듣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잠든 대군과 쌍둥이 형인 세자 저하의 몸에
어머어마한 힘이 잠재워져 있다는 것.
처음부터 외모 취향 저격이었던 세자에게 속절없이 끌리기 시작한 은령은,
대군을 깨우는 걸 도와주기로 약조를 하고 마는데…….
인간이 아닌 존재,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존재, 인간을 지키는 존재.
그들은 오늘도 궁궐에 산다.
[본문 내용 중에서]
“어째서 궁으로 온 거지? 정말로 대군을 깨우기 위해 온 것이냐? 참고로 나도 고백하자면 난 사람들이 거짓을 말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니 거짓말은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경고로 들려서 은령은 뜨끔하였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시집가려고 궁으로 들어왔고, 스승님이 찍은 신랑감이 대군이라고 이실직고한단 말인가.
은령은 최대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선에서 두루뭉술하게 대답하기로 하였다.
“그러니까 오게 된 계기는 스승님께서 정하신 거고, 저는 얼떨결에 따라왔습니다. 대군마마를 깨우려는 것도 사실이고요.”
“깨우려는 것도 사실이면 다른 이유도 있다?”
역시 세자는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짚다니.
쫌, 넘어갈 것이지. 에휴.
“그러니까 그게…….”
“자세히 말해 보아라.”
“제가 이제 곧 스물둘이 되고 혼기가 많이 늦어져서요. 시집을 가야 한다고 하셔서…….”
은령은 너무 창피하여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버리고 싶었다.
“그게 궁으로 들어온 것과 무슨 상관인 게냐?”
“음, 스승님께서 제 신랑감을 궁에서 고르시겠다고 하셔서요.”
“그러니까 궁에 들락거리는 인재들을 위주로 고르겠다. 음,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만, 대부분 장가를 갔을 텐데.”
“네, 그래서 제가 소용없다고 했습니다.”
“하긴 관원들 말고 왕자들도 있으니까. 게다가 반 이상이 미혼이긴 하지.”
지금 한 말에 은령이 시선을 피하는 걸 보자 이게 정답인 모양이었다. 왕자와 혼인을 시키려고 궁에 왔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왕자는 찾았고?”
“아직 뵌 분이 없어서요. 온 지도 얼마 안 되었고 밤에만 다니다 보니 만나 뵐 시간도 없었네요. 대군마마만 뵈었습니다.”
대군마마를 봤다는 말에 진은 움찔하였다.
“그래? 흠흠, 대군은…… 마음에 들고?”
“네? 아, 그게…….”
“왜? 마음에 안 드는 게냐? 도대체 어느 부분이? 혹, 외모가 싫은 게냐?”
은령은 왠지 아니라고 했다가는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라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마음에 듭니다. 잘은 모르지만 사내다운 외모시라 딱 제 취향, 아니, 미남이시고요. 하지만 제가 마음에 있다고 상대의 마음에 들라는 법은 없지요.”
“그건 그렇지. 외모가 취향이라니 다행이구나.”
진은 도대체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정신이 없었다. 외모가 취향이라는 말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은 두근거리고 이상하게 몸이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