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매일 똑같던 일상에 한 남자, 헤레이스가 찾아왔다.
“이름을, 이름을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난데없이 이름을 묻던 남자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약혼자가 되었고 정혼자가 되었다.
느리게 흘러가던 시간이 그 때문에 정신없이 흘러간다.
“다음에는 같이 딱딱해져 봐요. 나의 여인. 나만의 레이디.”
늪처럼 서서히 다가오는 남자, 그리고 그에게 침전하는 한 여자.
다른 사람은 이해 못할 그러나 그들만이 이해할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이야기.
#집착남
#순진녀
#훔쳐본 건 고의가 아니었어요.
#도대체 어디가 딱딱해지는 건데요?
#천사 같은 남자 조심.
[미리보기]
헤레이스가 가까이 온다. 그가 다가온 만큼 뒤로 물러나고 싶은데 몸이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움직이지 않는다.
“어젯밤 잘 들어가셨나요?”
귓가에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 다가온 그가 작게 속삭였다. 둘 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책임, 지셔야죠.”
“책임이요?”
“제 속살을 본 책임이요.”
어떤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어제 봤던 장면이 다시 떠올라 입술을 깨물었다. 얼굴이 화끈 거리는 것이 열이 모두 얼굴로 몰리는 것 같다.
“저녁 10시, 오늘밤.”
천천히 눈을 맞추는 그의 시선이 무겁다. 방금까지 상냥하게 웃으며 대화하던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그의 얼굴은 웃음기 없이 진지했다.
“제 방으로 오세요, 혼자서.”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뭐라 말을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사실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자신이 본 것이 현실이라면, 그렇다면 지난밤 그를 훔쳐 본 행동은….
“기다릴게요.”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