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네이버 챌린지리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화제작!
아빠에게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주고 싶은 어느 발칙한 열세 살 꼬맹이.
아이와 그와 그녀의 가슴 설레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새엄마 찾아 삼만 리, 아이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인연을 성사시킬까요?
그 매혹적인 이야기 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왜?”
홀린 듯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빛내며 그녀가 또 다시 방긋거린다.
“좋아……서요.”
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감싸며 고개를 숙여 이마로 이마를 콩 찧었다. 이 귀여운 여자를 어떡하면 좋을까?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행복한 이 순간조차도 마음속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그림자는 여전히 그를 괴롭힌다.
“뭐가?”
“밤이요. 별빛이 밝잖아요.”
쪽빛 밤하늘에 보석 같은 별이 흐드러지게 반짝인다. 그 반짝이는 별이 내려앉은 듯한 그녀의 두 눈동자가 오롯이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두 손으로 볼을 받쳐 들어 아까부터 자꾸 시선이 가던 연분홍 빛 입술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며 소리 죽여 물었다. “나는? 싫어?”
“밤도 좋고, 별도 좋지만, 오빠가 곁에 있어서 더 좋은걸요.”
머리 위의 가로등이 그녀의 얼굴에 옅은 그림자를 만들어내었다. 동시에 그녀의 두 눈을 더욱더 빛나게 만들었다. 맑고 고운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며 새물새물 웃는다. 그래, 틀림없이 별빛이 내려앉은 거야. 아니면 이렇게 반짝일 리가 없어. 그는 고개를 숙여 그 눈가에 살며시 뜨거운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눈가를 배회하던 그의 입술이 볼을 지나, 콧등을 어루쓸고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심장이 당장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듯 빠르게 쿵쾅거린다. 그녀는 무심코 입을 벌려 짧을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때를 놓치지 않고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어왔다. 속삭이듯 다정하게 아래 입술을 두드리던 혀끝이 이미 벌어진 입술 사이로 들어와 느슨하게 맞물려 있는 치아를 건드렸다. 다시 마치 한숨 같은 긴 숨을 내쉬며 그녀는 입을 열어 온전히 그를 받아들였다. 매끄럽고 말캉한 그것은 지독히 뜨거웠다.
그녀는 마치 사탕을 홀짝거리며 빨아먹는 아이처럼 자꾸만 입속을 헤집고 다니는 그것을 빨아들였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더욱더 그에게 몸을 밀착시키며 두 손을 그의 등으로 올려 꼭 끌어안았다. 키스가 원래 이렇게 달았던가?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하지 않아서 쉽게 흥분 되는 건가? 아무리 열심히 생각해보아도 대학생 시절 있었던 몇 번의 로맨스에서 이런 강렬한 느낌을 받았던 키스는 없었다. 몸 속 깊은 곳에서 간질거리며 솟아오르던 찌릿찌릿한 전류가 혈관을 따라 유영하다 멋대로 손끝으로, 발끝으로, 머리끝으로 마치 물결처럼 퍼진다. 몇 번이고……
숨이 점점 가빠오며 모든 힘이 일시에 발가락 끝으로 사르르 빠져나가 팔 다리가 멋대로 풀어진다. 허리를 꼭 감싸 안고 있는 그의 단단한 팔이 아니었다면 땅에 주저앉아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비단결 같이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가락 틈새로 빠져나가며 그의 긴 손가락에 감겨온다. 그는 손에 더 힘을 주어 그 동그란 뒤통수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어쩌면 처음부터였다. 처음 그녀가 그 커다란 푸른색의 철제대문을 뛰어넘는 것을 지켜볼 때부터,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볼 때부터, 그를 향해 벌어져 있던 이슬을 머금은 듯 촉촉해 보이던 그 입술의 맛을 보고 싶었다.
그의 나이 서른여섯, 수정의 엄마를 포함해서 여자가 적지 않았다. 키스를 수도 없이 많이 해봤지만 이렇듯 황홀해보기는 처음이다. 등줄기를 타고 오르던 짜릿한 흥분에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나며 머릿속까지 뒤흔들린다. 키스가 원래 이렇게 가슴 설레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오늘 처음 알았다.
그래, 단순한 욕망의 전주곡이 아닌, 마음과 마음, 사랑과 감성을 나누는 키스는 원래 이렇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