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남자의 허벅지를 어루만지는 손길은 적나라했다.
여자는 싱긋 웃으며 시선을 맞췄다.
언제나와 같이 무표정한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여자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나, 곧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성희롱을 당했는데요.”
남자는 112에 신고 전화를 했다.
여자가 놀라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은밀한 손길에도 잠잠해 보이는 듯한…….
남자의 어느 부위에 여자의 시선이 잠시 머물렀다.
“제 정신이에요?”
“엄연히 성희롱입니다만. 자각이 없으신 겁니까?”
아슬하게
XX 하기.
아찔하게
00 하기.
여자와 남자의 숨겨진 속사정은?
“새로, 오셨나 봐요?”
직원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은 금방 우리에게로 향했다. 건우는 묵묵히 국을 한 숟가락 뜨고 있었고 우리가 그들과 시선을 맞추었다.
“네.”
곱게 답하는 게 의외인 것은 과연 그의 선입견 탓인 걸까, 그녀의 새로운 모습인 것일까? 알 수 없었다.
“최우리라고 합니다.”
소개까지 깔끔하고 직원들과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으며 예의도 지키고. 나름 대견 했다. 그러나 곧 건우는 말끔하게 그 생각을 철회해야 했다.
“혹시 민 실장님한테 관심 있어요?”
싱긋 웃으며 우리가 건넨 말에 직원들이 놀라 굳어 버렸다. 건우 또한 숟가락을 멈칫했다.
“네? 아, 아뇨. 그럴리가요.”
얼굴을 붉히는 여직원은 물론 곁에 앉아 있던 여직원들도 고개를 숙이며 딴청이었다. 우리가 활짝 웃었다. 그녀의 눈에만 잘생긴 게 아닌 거다.
앞으로 피곤할 일이 많을 듯했다. 하나, 그녀는 최우리였다. 보통의 사람이 아닌!
“잘 생겼는데 당연하죠. 뭐 마음 품는 거야 자윤데.”
“최우리 씨.”
건우의 저지에 아랑곳 않고 우리는 여직원들 한 명 한 명과 시선을 맞추며 서늘하게 웃었다.
“내 거니까. 그거 알면서 좋아하든지 말든지.”
우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으면서 그를 보았다. 건우는 결국 하, 짧게 한숨을 토해내고야 말았다.
새로 온 비서가 보통이 아니라더라. 건우가 그런 취향일 줄은 몰랐다. 별의별 소문이 점점 더 부풀어지면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그가 일어서자 우리도 쫓아 일어섰다. 식당을 빠르게 빠져나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앞으로 장난은 삼가십시오.”
“장난이라뇨?”
우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정말 모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곧 그의 손을 잡았다. 건우가 빼내었지만 얼마나 세게 잡는지 힘을 쓰지 않고는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왜 싫은데요?”
우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잡지 않은 손을 들어 손가락을 하나 둘 접었다.
“예쁘지, 몸매 좋지, 부자지, 성격도 좋지, 일도 열심히 하지, 음, 손가락이 부족하네?”
다섯 손가락을 모두 다 접고는 그의 손을 잡은 손을 붕붕 가볍게 흔들었다.
“차 한 잔 마시고 가요.”
“놓으시죠.”
“왜요? 실. 장. 님. 도 내 손 막 잡는데? 나도 막 잡을 거랬잖아요.”
식사를 끝내고 나오는 직원들이 많았다. 힐끗 거리는 시선들도 당연하게 딱 그 만큼이었다. 소문이 어떻게 퍼질지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우리의 손목을 잡아 손을 떼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