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살다 보면 피하고 싶은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희림에게는 서해건 앵커가 그랬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계속 피해요. 가까이해서 좋을 사람은 아닙니다, 내가.”
그런데 이 사람, 생각보다 다정하다.
녹초가 된 희림에게 밥을 사 먹이기도 하고,
짜증나는 구남친과 소개팅남까지 퇴치해 주고,
희림이 힘들어하는 순간마다 함께하며 그녀를 위로했다.
어느 순간부터 희림은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 역시 숨겨 두었던 마음을 고백한다.
“좋아하니까. 내 상황이나 신념 모두를 내던질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니까.”
그때의 희림은 알지 못했다.
나보다 더 그를 사랑하게 되리란 사실을,
너무 사랑해서 원망하게 되리란 사실을,
몇 번이나 울게 되리란 사실을.
그리고 죽어 가는 순간에서조차
그를 향한 사랑을 곱씹게 될 거라는 사실을.
미리보기
“차희림 씨.”
허공을 배회하던 해건의 시선이 희림에게 고정되었다.
“혼란스럽게 해서 미안합니다. 앞으로는 제대로 해 볼게요.”
“……뭘요?”
“대시?”
미소 지으며 하는 말에 희림은 얼굴에 열이 올랐다. 세상에, 정말로 자신에게 관심이 있던 걸까. 희림이 어쩔 줄 몰라 하자 그는 설핏 미소 지었다. 보기 좋게 올라간 입꼬리가 그림 같았다.
“오늘 소개팅, 나 때문에 망쳤으니 내가 책임지겠습니다.”
“네?”
해건은 성큼 희림에게 다가왔다. 장신의 남자는 금세 희림의 앞으로 도달했다.
“옷도 차려 입었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그가 희림의 머리카락을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냈다.
“머리도 예쁘게 했고.”
손끝에서는 옅은 향수 냄새가 났다.
“준비는 다 됐네요.”
“…….”
“식사는 딴 놈한테 뺏겼지만…….”
해건의 시선이 희림의 눈동자에 고정되었다. 집요하고도 날카롭지만, 어쩐지 애틋한 시선이었다.
“2차는 나랑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