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벚꽃이 흩날리던 어느 봄날.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지환의 결 좋은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꼭 햇볕에 말린 포근한 향이 났다. 순간 고개를 돌리던 지환과 눈이 마주쳤다.
아마 지환은 그녀가 수학 문제가 이해가 되지 않아 자신을 보는 줄 알았던 것 같다. 아주 다정히, 그것도 자세하게 풀이를 해주었다. 그 나근나근한 목소리가 좋아서 자영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석지환이 좋아지게 된 건.
고등학교 때 짝사랑했던 지환을 대학교에서 다시 만났다. 그땐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지환과 같은 대학에 와서 추억을 공유하고 같이 시간을 보낼 줄은.
“석지환. 너도 좋아하는 여자 없잖아.”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없다고 누가 그래?”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지환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지, 여자 친구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것도 모르면서 혼자 오해해서 김칫국만 마셨다.
“그럼 자영이 넌 이상형이 어떻게 되는데?”
지환이 훅 치고 들어왔다. 왠지 이마로 땀이 삐죽 솟아나는 것 같다.
“어? 좀 덩치도 있고. 든든한? 강호동처럼 재밌는 타입?”
‘난 네가 좋아.’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말을 가까스로 삼켰다.
지환이 유학을 가버린 그해의 봄은 유독 따뜻하고 짧아서…… 아팠다. 영원히 볼 수 없다 생각하니 괴로웠다. 그런데 지환을 홍콩에서 재회하고 사고까지 쳐버렸다. 반듯이 누워 자고 있는 남자의 옆모습을 보고 믿을 수가 없어 몇 번이나 눈을 비벼 보았다. 그러나 그녀와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는 틀림없이 석지환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본문 중에서-
어떻게 이리된 건지 모르겠다. 자영은 크고 푹신한 침대에 누워 지환의 키스를 받고 있었다. 정말 술에 취해 기억이 잠시 휘발되어 날아간 것일까? 어떻게 침대로 옮겨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혀는 그녀의 입술을 핥고 입을 열어 달라 종용했다. 시트를 꾹 쥔 채 자영은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숨을 쉬기 위해 입술을 벌렸을 때 그 뜨거운 혀가 순식간에 잇새를 가로지르고 들어왔다.
“으음.”
저도 모르게 뱉는 신음 소리는 그와 그녀의 입 안에서 잠깐 모였다 사라졌다. 지환의 혀가 그녀의 혀를 찾아내 긁고, 핥고, 얽는다. 그리고 그녀의 혀가 움직이기도 전에 입 밖으로 빠져나갔다. 아쉬움에 저도 모르게 혀를 빼내 입술을 핥았다.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깝다. 숨은 멋대로 거칠어지고 가슴은 바쁘게 오르내린다. 그녀의 다리는 벌어져 있고 그 사이로 지환의 하체가 들어와 있다. 멋대로 벌어진 다리 때문에 치마는 이미 허벅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커다란 손바닥이 허벅지 안쪽을 쓸었다.
“흣.”
저도 모르게 반응하며 상체를 들어 올리자 그녀의 봉긋한 가슴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 두 사람 모두 산소가 부족한 것처럼 호흡하고 있어 가슴이 붙었다 떨어지기를 빠르게 반복했다. 좀 더 안쪽으로 파고든 손이 그녀의 중심지를 살짝 훑었다.
순간 자영은 술이 확 깨는 느낌이었다. 그저 그가 팬티를 만진 것만으로도 젖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쪽 다리를 접어 몸을 틀고 지환의 다리 사이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두 다리를 붙였지만 이내 곧 그게 실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환의 손은 아직 그녀의 다리 사이에 머물러 있었다.
“불감증이라고?”
지환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묘하게 웃음기가 있었다.
“젖었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인 지환이 그녀의 귓가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혀로 귓바퀴를 쓸었다. 질척이는 소리가 고동을 크게 울렸다.
“조금만 더 벌려.”
침을 꿀꺽 삼켰다. 벌리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몸은 이미 의지를 배반했다. 간지럽히듯 움직이는 손가락 때문에 자꾸만 다리가 벌어지려 했다. 그때 지환의 손이 조금 더 내려가 허벅지 안쪽을 벌리려 들었다.
그녀의 다리가 못 이기는 척 벌어지자 지환이 그녀의 눈을 마주 보며 쉽게 팬티를 손가락으로 끌어내렸다. 벌어진 다리 사이에 차가운 공기가 닿자 느낌이 이상하다. 아니, 지금의 분위기 때문인가? 공기의 작은 흐름에 몸은 멋대로 반응하고 있었다.
지환의 긴 손가락이 반쯤 젖은 입구를 훑자 그녀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하지만 상체는 지환에게 눌려 있어 꼼짝할 수가 없다. 남자의 손가락을 느낀 여성이 멋대로 벌름거리는 게 느껴진다. 자영은 스스로가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가 더 만지기 쉽게 다리를 조금 더 벌렸다. 그러자 지환이 다시 처음처럼 그녀의 다리 사이로 하체를 끼워 넣었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모르겠다. 천장이 뱅글뱅글 도는 것만 같고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고 있는 움직임은 현실감이 느껴지면서도 느껴지지 않는다. 허벅지 사이에서 나온 애액에 흠뻑 젖은 손가락이 틈새를 타고 올라와 클리토리스를 꾹 눌렀다. 미끄러운 애액 때문에 손가락이 멋대로 좌우로 움직였다.
“핫, 지, 지환아…….”
시트를 쥐고 있던 것을 놓고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지환의 입술이 그녀의 콧등, 턱, 목덜미를 지분거렸다. 그에게 몸을 완전히 맡긴 채 자영은 그저 숨을 거칠게 뱉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목차
Prologue
1. 어느 봄날
2. 소개팅
3. 착각의 늪
4. 모르겠어
5. 여행
6. 봄
7. 엇갈림
8. 짧은 만남
9. 도망
10. 재회
11. 몸과 마음의 대화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