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벼, 벼, 벼, 변태! 스토커!” “나 수상한 사람 아니야! 여기 산다고!” 우연한 오해로 얽히게 된 옆집 남자 재용, 옆집 여자 혜윰. 11년째 여자를 굶은 남자와 21년째 사랑에 굶주린 여자. 잘난 오빠 수발들라고 그녀를 낳았다는 엄마. 그 잘난 오빠의 죽음 뒤로 엄마는 혜윰이 행복해지는 걸 용서하지 못했다. 이 남자를 만나서 이제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남자 재용, 생각보다 어렵다. 열두 살 차이쯤은 넘을 수 있다 생각했는데 사는 세상이 다른 건 도저히 넘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혜윰은 피가 말랐다. “나는 검은 먹물 같은 존재야. 내 주변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까지 검게 물들여 버려. 너까지 위험해진다고. 이러다 네가 나 때문에 변을 당하면 그땐 내가 정말 죽을 것 같다.” “그건, 아저씨도 나 좋아한다는 뜻이죠?” “나혜윰!” 아, 이 고집쟁이 아가씨를 어쩌면 좋을까. 나혜윰, 진짜 재용 인생에 처음 만난 강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불안한 연애.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스폰서로 오해를 받아도 좋고, 그 누가 방해해도 좋았다. 그래도 우리는 사랑하고 있고 연애하고 있다. 야하고, 설레고, 달콤한 연애를. [본문 내용 중에서] “연애하자고 했잖아요. 연애하면 이런 것도 다 하는 거잖아요.” 그 말과 함께 또 혜윰이 그를 덮쳤다. 손목을 붙잡아 떼어 냈는데도, 혜윰은 억지로 몸을 내밀며 그의 입술을 삼켜 버렸다. 또다시 혀와 혀가 얽혔고, 이번엔 재용도 밀어내지 못했다. 두 개의 말캉한 살이 꿀럭꿀럭 엉켰다. 혀와 혀가 서로의 입술 안을 수없이 탐하고, 입술을 빨고 비비다가 마침내 다시 떨어졌다. “아저씨…….” “나중에.” “나중에 뭘요. 나중에 뭘 어쩌자고요.” “나중에 하자고, 나중에. 나 지금은 급해서. 급해서 그래.” “뭐가 급한데요? 혹시 이거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윰이 덥석 재용의 허리춤 아래를 만졌다. 불룩해진 부위에 그녀의 손이 닿자, 재용은 불이 붙은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어린 녀석이 못하는 짓이 없어!” “아저씨, 저 스물한 살이거든요?” “뭐, 그게 뭐! 열두 살 차이란 거 강조해? 네가 정자일 때, 나는 중학생 형 때려눕히고 있었어.” 그때 혜윰이 다가오더니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내 친구들 중에 처녀인 앤 나밖에 없다고요.” “……!”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아니, 아마 진짜 쳤을지도 모른다. 눈앞에 흰빛이 번쩍거리더니 그 뒤로는 아주 깨끗하게 모든 것이 날아가 버렸다. 폭풍이 치고 난 뒤처럼 시야가 말끔하게 개었다. 그 시야 안쪽에 혜윰이 있었다. 그녀가 오늘따라 유난히 말간 피부를 발그레 물들인 채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꿀꺽. 이제 한계다. 모르겠다. 될 대로 돼라. 돼라. 돼라. 돼라. 모두 이뤄져라. 오늘! 머릿속에서 한 차례 더 폭풍이 쳤다. 그러고 나자 시선이 오롯이 혜윰에게로 모여졌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한 번 더 침을 삼킨 뒤 재용이 물었다. 혜윰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키스하려고 다가왔다. 하지만 그 전에 재용이 그녀를 밀어내며 속삭였다. “나도 고백할 거 하나 있어.” “그게 뭔데요?” 잠깐 멈칫하던 그녀가 장난스레 물었다. “설마, 아저씨 고자?” “아니, 그 반대.” 장난인 걸 알지만 재용은 정색을 하고 으르렁댔다. “나 11년 동안 안 했어. 너 오늘 죽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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