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우리 관계가 지속될 거라 생각했나요? 당신과 난 맞지 않아요. 잠시 무료했던 차에 만난 즐거운 놀이였을 뿐이죠. 난 욕심이 많은 여자예요. 내 계획에 당신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아요.”
일그러지는 치해의 얼굴을 보기가 껄끄러우면서도 지우는 냉혹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계획에 없던 사람이었다. 자신의 계획 어디에도 존재치 않았던 남자.
그저 감기처럼 불현듯 찾아든 바이러스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로 인해 잠시나마 얻었던 위안은, 열병이 머무르는 동안 투약한 항생제와도 같을 뿐.
“놀이? 열정적으로 부둥켜안고 나눴던 그 모든 게 그저 놀이였다? 몸으로 일깨워준 경고, 고맙군.”
파삭, 쨍. 위태하게 부들거리던 샴페인 병이 끝내 치해의 손에서 깨져버렸다.
순식간에 방바닥을 적신 새하얀 물 위로 깨진 병조각이 박혀든 그의 손에서 굵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녀가 몇 겹으로 둘렀던 철갑을 벗어 내렸다는 착각은 어디서부터 나온 것일까.
단단히 걸어놓았던 빗장을 열었던 것은 그저 욕정의 출로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