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らすじ
나라의 생애 첫 맞선 자리에서 만난 그 남자, 유설민.
“저는 사실, 빨간 실을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두 번밖에 안 만났는데, 갑자기 동화 같은 사랑을 얘기한다.
나이가 몇인데 빨간 실을……?
“제가, 설민 씨의 빨간 실 같았나요?”
차갑고 단정한 외모는 여전히 무감한 빛으로 나라를 보고 있었다.
운명의 사랑을 믿는다는 말을, 저토록 담백하게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나라는 고집스러워 보이는 각진 턱이 느슨해지는 순간을 봤다.
애써 턱에 힘을 주어 입을 다물고 있는 설민의 모습은 진짜 설민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현실을 살아갈 것 같은 남자가 동화 같은 이야기를 하니, 나라는 눈앞의 커다란 남자가 귀엽게 느껴졌다.
“빨간 실 얘기는 별로였습니까?”
“좀, 약한 것 같아요.”
아, 수작이었구나.
스쳐 가는 인연인 줄 알았는데,
운명이라고 말하는 남자.
누구 하나가 운명이라고 하면 운명인 걸까.
이미 연애 세포가 죽어 버린 삶을 살아가던 나라와
지극히 현실을 살아가고 있던 설민의 잔잔한 삶에
우연이라는 조약돌이 날아와
같은 파장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