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실존하는 인물인가에 대한 탐구심
눈이 마주쳤을 땐 단한번의 만남을 두 번의 만남으로
그에게서 예쁘단 말을 들었을 땐?
‘어린애’는 싫다던 백우지만
‘예쁘고 어린애’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까?
햇빛처럼 싱그러운 아름다움의 소녀 이햇빛.
백우에게 햇빛이라 불리는 게
소원이라면 소원이지만
줄기차게 내릴 소나기는 감당해야 할 것이다.
“달빛 씨, 잠깐만요.”
그의 부름에 몸을 완전히 돌리지 못하고 고개만 다시 그를 향하자 그는 망설임이 가득한 얼굴로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다. 햇빛은 의아함에 천천히 몸을 돌리고는 그와 마주했다.
조금 길게 느껴지다 싶을 만큼의 시간 동안 시선을 교환했고, 참다못한 햇빛이 서서히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사실 소개팅이라는 거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연애를 전제로 만나는 거라 거부감이 들었었어요. 그런데 달빛 씨는 그런 생각 중에서도 더 만나보고 싶더라고요. 원래는 한 번은 더 만나고 결정할까도 싶었지만…….”
찬찬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햇빛은 그렇게 느끼고 싶다던 두근거림을 느낄 순간이란 걸 알았다.
“달빛 씨. 그쪽이 마음에 듭니다.”
그놈의 달빛!
햇빛은 자신에게 날아온 천금 같은 기회를 고대로 날려 버려야만 했다. 보통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애가 어른인 척, 꿈에서만 갈 수 있는 한국대생인 척. 삼척동자도 울고 갈 척을 한두 가지 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난생처음 남자에게 고백을 받는 건데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아무렴, 나중에 추억할 거라도 있어야 덜 아쉬울 거다.
“제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드셨는데요?”
혹시라도 똑똑하니까, 머리가 좋아서 2세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말 비슷하게라도 한다면 그냥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 들어갈 준비를 하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햇빛의 웃음 뒤에 어떤 생각이 가려져 있는지도 모르고 백우는 찬찬히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솔직히 너무 예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