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주민등록번호와 주소지와 전화번호를 처음부터 알고 만난 아가씨라 그런 걸까. 은영에게 아무런 경계심이 들지 않았다. 민욱은 은영에게 쏠리는 자신의 관심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은영과 민욱의 관계는 흔히 말하는 갑과 을의 관계였다. 돈을 주고받는 관계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해야 했다. 그러나 은영을 볼 때마다 몸무게가 30킬로쯤 가벼워지는 이 기분을 어쩌랴. 은영을 눈앞에 두고 민욱은 자꾸 벌어지는 입가를 단속했다. 은영을 안 보려고 일부러 계산대를 뒤적였고 몇 장 되지도 않은 영수증을 몇 번씩 정리했다. 민욱은 붕붕 뜨는 기분 속에 커피를 연하게 해서 천천히 마셨다. 커피향과 함께 꽃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는 듯했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은영 씨는 잘까?’ 다리가 퉁퉁 부울 정도로 고된 하루를 보내고 의붓오빠의 갈취에 시달리고 동생의 아침과 이모네의 부엌살림을 해야 하는 은영의 하루하루가 민욱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민욱은 찬물에 샤워를 하고 침대에 몸을 누였다. 은영을 생각하니 갑자기 눈에서 뜨거운 것이 스며나왔다. 선주와 이별했을 때도 눈물은 끝내 참았던 민욱이었다.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여자가 그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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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Series05/22/2015
  • Current너의 햇살이 되어줄게 [단행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