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던 그날. 연인, 지우와 여름휴가를 떠난 동희는 그곳에서 그녀를 잃었다. 그녀의 몸을 차디찬 물체가 꿰뚫었을 때,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의사로서, 그리고 애인으로서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 그녀만이 아는 추억이 담긴 그림 한 장에 마음이 흔들렸다. 자신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화가 이동희. 지우와 똑같은 얼굴을 한 채 ,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선뜻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녀는 기억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깨끗이 지운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