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 살.
그리고 결혼 2년 2개월만의 이혼.
그런 상황 앞에서 태연하게 친구를 만나고
마지막 만찬을 준비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는 건,
그동안의 결혼 생활이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지를 알게 하는 것 같아
쓴 웃음이 나왔다.
서너 개의 비닐봉투에 담겨있는 것들을 모조리 꺼낸 서영은
그것들을 들고 천천히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
평온하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두려움에 입술을 깨무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며.
아홉 시간 몇 분 뒷면,
성호익이라는 남자와 이서영은
서로를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보다 못한 사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