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은 자식들이 결혼에는 도통 관심이 없자 선 시장에 내놓은 강 여사와 김 여사. 두 여사님의 애물단지 같은 딸 미수와 승윤이 마침내 또다시 선을 파투내고 돌아오자 오랜 시간 친구이자 가족처럼 지낸 두 사람을 선을 보게 한다. 그런 어머니들의 등쌀을 피해 보고자 한 계약 연애가 점점 질투와 혼란스러운 감정으로 뒤엉켜 진짜 연애가 되어 가는데……
-본문 중에서-
“송미수 우리 연애할까?”
남아 있던 레몬에이드와 얼음을 목으로 넘기던 미수가 놀란 눈으로 승윤을 바라보더니 이윽고 사레 때문에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 얼굴에 벌게진 채 한참 동안 기침을 해대던 미수는 원망스러운 듯 승윤을 노려보더니 그가 건넨 냅킨으로 입가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켁. 흠. 한승윤 너 미쳤니? 머리가 어떻게 됐어?”
“뭐가?”
“연애하자며? 너 미친 거 같아.”
“누가 진짜로 하재. 그냥 가짜로 하자. 너도 선보기 지겹지 않냐?”
“지겹지. 하지만…….”
자신의 말허리를 자르고는 차분하게 입을 떼는 승윤의 모습에 미수는 혼란스럽기 시작했다.
“잘 생각해 봐. 우리가 연애한다고 하면 당분간은 선보라고 안 하실 거 아니야. 당분간은 두 어머니 등쌀에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않겠냐?”
“……뭐…… 그거야…… 그렇긴 하겠지. 근데 나는 별 상관없는 데…….”
“뭐?”
승윤의 말에 미수는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가방 안에 넣어 둔 각서 종이를 꺼내어 펼쳐 보였다. 그녀의 손에 들린 각서를 가만히 보던 승윤이 피식 웃었다.